면세점 등 타격 불가피…국내관광객 상대 지역상권엔 기회될 수도
지난 연말부터 제주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새해 들어서도 이 같은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4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305만8279명으로 전년에 비해 36.7%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12월 증가율은 17.6%로 이보다 훨씬 낮았고, 10월(-12.4%)과 11월(-26.7%)에는 전년보다 중국인 관광객이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후반에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우리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계획 등의 영향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 들어서도 이 같은 사정은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중국 정부의 한국 전세기 운항 불허 등 악재가 발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달 제주 직항 1개, 김포·인천 7개 노선에서 취항하려고 한 한국 항공사의 전세기 운항을 불허했다.
또 국토교통부에 전세기 운항 신청을 냈던 남방항공과 동방항공 등 중국 국적 항공사들도 돌연 신청 철회 의사를 밝혔다.
이를 놓고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달 말 시작되는 중국 춘절 특수를 기대했던 면세점과 국제여행사 등은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 경영 타격을 우려하는 눈치다.
반면에 내국인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하는 상권은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는 만큼 내국인 항공수요 수용 여력이 생길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전통시장의 한 관계자는 “지난 메르스 사태에 중국인 관광객은 급감했으나 내국인 관광객이 증가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며 “사드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는 것은 전통시장과 지역상권 입장에서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도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저가 패키지여행 상품 판매를 근절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관광객이 준다고 허둥대지 말고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