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주지역 소비자물가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제주사무소에 따르면 2016년 도내 소비자물가는 전년에 비해 1.3% 상승했다. 이는 전국 평균(1%)를 웃돌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제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4년 1.1%, 2015년 0.6%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다시 증가했다. 특히 식탁물가를 중심으로 상승 폭이 크면서 서민가계의 주름살을 더욱 깊게 했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배추(49.6%), 무(47.5%), 브로콜리(38.2%), 마늘(35.5%), 파(33.4%), 오징어(21.8%), 국산쇠고기(15%) 등 가격이 많이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보다 8.9%나 치솟았다. 이는 2011년(9.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공급이 크게 부족했던 신선채소는 무려 17.2%나 올랐다.
집세 등 서비스 물가도 전년보다 2.5% 올랐다. 이 역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도내 물가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지난 연말에 라면 등 생필품 가격이 오른 데다 올해 들어 공공요금의 ‘줄인상’이 예고된 때문이다.
쓰레기종량제봉투 가격은 이달 1일부터 최대 40% 인상됐다. 오는 5월부터는 상·하수도 요금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제주도는 상하수도 요금 관련 조례 개정안을 마련해 이달 12일까지 입법예고하고 있다. 개정안은 오는 5월 납부고지분부터 상수도 요금은 평균 4.3%, 하수도 요금은 평균 27% 인상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잇따른 공공요금 인상으로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가중될 것은 뻔하다. 더욱이 세계 경제가 저성장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올해 우리나라도 경기침체가 우려되고 있다. 서민생활이 나아질 여건이 안 되는 상황에서 큰 폭의 공공요금 인상이 옳은 지 의문이다. 상하수도요금 현실화를 위해 불가피하더라도 인상은 최소한의 선에서 그쳐야 한다. 아울러 당국은 올해 물가관리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