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문화정책·해녀 콘텐츠화까지 ‘비상’ 기대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으로 얼룩진 전국적인 문화예술계의 위기에도 아랑곳없이 제주는 2017년에도 ‘문화예술 섬’을 위한 힘찬 비상에 나선다. 정유년(丁酉年) 새해 제주 문화예술계는 내실 있는 문화예술 무대를 꾸리기 위해 분주한 작업에 한창이다.
우선 전시다. 제주도립미술관은 2월부터 해녀 관련 기획 전시를 추진한다. 해녀들의 삶과 문화에 대해 다큐멘터리 사진·영상·회화 조각 등으로 해녀들의 공동체 문화를 다각도로 선보인다.
70주년을 앞둔 제주4·3, 미술아카이브전도 마련됐다. 그동안 탐라미술인협회 주관 기획전으로 운영돼 오던 ‘제주4·3미술제’가 올해는 미술관이 중심이 돼 4월과 5월 두 달 간 1980년대 말부터 현대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4·3미술에 대해 재정립할 전망이다.
그동안 미술전시·음악 등으로만 치중됐었던 도내 문화 영역도 점차 넓어진다. 제주시는 올해 연말 공연을 목표로 ‘제주의 인물’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을 추진한다. 현재까지는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오는 2월 중 대본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해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귀포시가 처음으로 추진했던 오페레타 ‘이중섭’이 도내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만큼 기대가 모아진다.
전국의 문학인들과 한국 문학에 대한 지평을 넓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오는 10월쯤 예정된 ‘문학인 대회’는 제주해녀, 해양문학 등 다양한 주제를 갖고 작품 전시, 현장 답사 계획 등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제주의 콘텐츠를 보다 넓게 전할 국제적인 행사에도 주목해 볼만하다.
UCLG 문화정상 회의는 5월 10일부터 13일까지 원도심과 도내 일원에서 개최된다. 제주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을 넘어 세계의 다양한 문화들과 교류 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주도는 도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회의’의 틀을 벗어난 공연, 플리마켓 등 축제 행사 형식으로 문화정상 회의를 이끌어 갈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업도 구체화 된다. 지난해 사업을 마무리하며 제주와 중국 닝보·일본 나라 3국은 선언문을 통해, 지속적인 ‘청소년 교류’를 약속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청정 자연이라는 제주의 강점을 문화와 겸해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문화 공동체를 구성해 나갈 수 있도록 교류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제주가 낳은 재일교포 작가 송영옥 화백(1917~1999)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는 물론 매년 열리는 제주국제관악제, 탐라문화제, 제주문화축전 등도 재정비돼 국내외 관람객들을 맞을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본격적인 제주도의 후반기 문화예술 정책의 시행과 지난 해 말 유네스코에 등재된 ‘제주해녀문화’의 콘텐츠화에 대한 기대도 맞물리면서 다양한 장르를 통해 선보여질 예술 문화들에 대해 더욱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