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12지 중 10번째…용맹·어진 성품의 상징
‘닭’ 12지 중 10번째…용맹·어진 성품의 상징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7.0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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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띠이야기 <때를 맞춰 새벽을 알리는 ‘신의’로 귀결되는 ‘오덕의 상징’>

2017년 천간 丁이 불(火)의 기운 띠는 ‘붉은 닭의 해’
어둠 속에서 새벽과 하루 시작을 알리는 빛의 전령사
역사 속 정유년 ‘고난 극복·새로운 도전’의 의미 부여

다사다난했던 2016년 병신년(丙申年) 한 해가 끝이 나고, 2017년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가 찾아왔다.

정유년은 십이지에서 열 번째 동물 ‘닭의 해’, 특히 ‘붉은 닭의 해’다. 천간(天干)인 정(丁)이 불의 기운을 띠기 때문이다. 매년 이맘때면 새해를 상징하는 12지 동물은 ‘희망의 상징’으로 등장했었지만, 올해의 분위기는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병신년 내내 닭이 유난히도 수난을 겪어서 그런듯하다.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전국에서 키우고 있는 닭·오리들이 AI에 감염돼 지난 달 28일까지 2700만 마리가 도살 처분됐다. 계란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고, ‘계란 한판에 1만 원’이라는 역사상 유례없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계유오덕

2016년에는 닭이 본의 아니게 체면을 구겼지만, 닭은 사실 예로부터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져 왔다. 우리 민족에게 닭은 ‘지식(닭의 볏)’, ‘굳셈(닭의 발톱)’, 적을 앞두고 싸우는 ‘용맹함’, 먹이는 반드시 무리와 먹는 ‘어진성품’, 때 마쳐 새벽을 알리는 ‘신의’로 귀결되는 ‘오덕(鷄有五德)의 상징이다. 이러한 닭이 어둠 속에서 새벽을 알리면 ’하루의 시작‘을 넘어 ‘빛의 시작’을 알리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닭은 ‘빛의 전령’이기도 하다.

▲국민효자

예부터 닭은 가축 중에서도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었다. 스스로 먹이를 해결하고 사람에게 해로운 해충까지 잡아먹어 주는 유의미한 존재다. 더구나 번식을 잘하고, 식용으로도 인기 만점이다. 저지방, 저칼로리, 저콜레스테롤, 한여름의 더위는 ‘삼계탕’, 술안주로는 ‘치킨’ 등 닭은 이미 생활 속에서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대한민국의 ‘치맥 문화’를 세계적 음식 문화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역사 속 정유년

역사 속 정유년은 어떨까. 1597년 정유년에는 이순신이 어란포해전과 명량해전을 잇따라 승리로 이끌었다. 또 아관파천으로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던 고종은 1897년 정유년에 경운궁으로 돌아와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변경, 초대 황제로 등극했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정유년은 고난을 이겨내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해였다. 2017년 정유년 역시 한국사에 큰 획을 그을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병화(丙火)가 많았던 병신년을 지나, 닭의 총기로 국난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지도 기대가 모아지는 ‘정유년’이다.

2017년 정유년은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부정적인 말 보다 ‘장 닭이 훼를 길게 세 번 이상 치고, 꼬리를 흔들면서 새벽을 알리면 맹수와 잡귀들이 모습을 감춘다’는 긍정적인 말들이 많이 언급돼 우렁찬 닭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한 해로 기억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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