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연초 폭설 ·중국인 살인사건·관광객 1500만 등 ‘다사다난’
한 해의 끝.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모두의 입에 오르내리는 말은 ‘다사다난’이다. 이 말조차 무색할 정도였던 2016년 병신년(丙申年) 한 해가 저물고 있다.
2016년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한 대통령 탄핵 정국 등 많은 혼란을 겪은 해였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제주를 비롯한 전국의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섰고, 성난 민심은 연일 청와대를 향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하지만 책임지는 사람 없는 현실에 모두가 절망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됐다. 그래도 ‘촛불 민심’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세계가 찬탄할 정도의 성숙한 시민의식이었다.
2016년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지 10년째가 되는 해이기도 했다. 행정에서는 그간의 성과와 과제를 내 놓기 바빴지만, 제주도민들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우선 연초 32년만의 폭설은 제주를 사흘간 고립시켰다. 하늘길과 바닷길이 모두 막아섰기 때문이다. 또 여름 막바지에는 태풍 ‘차바’가 제주를 관통해 지나가면서 제주 섬 곳곳에 생채기를 내기도 했다.
제주해군기지는 1993년 사업 추진이 결정된 지 23년 만에 완공했다. 입지 선정과 건설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다. 해군이 공사 지연에 따른 34억여원에 달하는 구상금을 청구한 것에 대해 각계가 철회를 촉구하고 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제주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는 관광산업은 급성장하며 1500만 시대를 열었지만 제주사회에 각종 사회문제를 안겨줬다. 무엇보다 중국인 관광객이 성당에서 기도 중이던 여신도를 흉기로 살해하는 등 흉악 범죄가 잇따르며 도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던 해였다.
관광산업이 급성장하고 각종 개발사업이 추진되며 제주로의 인구유입도 이어진 한 해였다. 그런데 이는 부동산시장 과열에 더욱 불을 당기는 결과를 낳았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은 점차 멀어지게 됐다.
무개념의 곽지해수풀장 조성사업과 제주 오라관광단지 개발 사업 특혜 논란 등 ‘청정과 공존’이라는 대 주제를 내건 원희룡 제주도정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제주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청정 제주환경은 여전히 각종 개발사업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상태다.
그나마 제주 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 등재라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묻혀버렸다.
병신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남은 기간 모든 액운을 털어내자.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는 ‘절망과 한숨’보다는 ‘희망과 웃음’이 가득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