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량 부족’ 도두하수처리장 적은 비에도 넘쳐
‘용량 부족’ 도두하수처리장 적은 비에도 넘쳐
  • 고상현 기자
  • 승인 2016.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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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14.8mm 강우량 불구오수 바다로 줄줄
오수·우수 구분 안된 탓 지난 10월에도 ‘말썽’

최근 처리 용량이 한계를 넘으면서 오수량을 조절하는 수위계가 고장 나 많은 양의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간 바 있는 제주하수종말처리장에 비가 오자 또다시 오염수가 넘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제주 지역 체류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하수종말처리장의 처리 능력이 힘에 부치는 상황에서 비가 올 때면 빗물까지 처리장 안으로 들어와 오수가 자주 넘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오후 12시30분께 제주시 도두2동 제주하수종말처리장에서 20~30t의 오염수가 30분 동안 넘치면서 인근 바다로 흘러갔다. 마을 주민들은 “물질하러 나간 마을 해녀들이 오수가 흐르는 것을 보고 처리장에 신고해 멈췄다”고 했다.

실제로 처리장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날 오수가 넘쳤을 당시 처리장 안으로 적정 처리 용량인 시간당 5000여t을 넘어선 7400t의 하수가 들어왔다. 이날 오전까지 제주시에 강수량 14.8mm의 비가 내린 점을 고려할 때 오수량이 많은 것이다.

지난 10월 24일에도 하루 처리 용량(13만t)이 넘는 오수가 들어와 넘치면서 주민들이 피해를 보았다. 처리장 A 직원은 “인구 증가로 최근 용량이 한계치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비가 오면 오수를 그냥 바다로 보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등 선진국처럼 오수관과 우수관이 따로 설비돼 있지 않아 비가 올 때면 빗물이 오염수와 함께 처리장 안으로 들어오면서 가뜩이나 한계에 달한 처리장의 처리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해당 처리장이 담당하는 제주시 18개 동 지역에는 총 1987km의 하수관로가 깔렸고, 이 중 1538km(77%)에만 오수관과 우수관이 나뉜 ‘분류식’으로 돼 있다. 완전히 정비되는 2020년까지는 빗물이 함께 들어올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처리장 인근 숙박업소 주인은 “수년간 처리장 오수 사고로 악취 등 주민들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지만, 제주도는 사고 때마다 사과로 어물쩍 넘어가고 제대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제주도에 빠른 해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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