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후면 2016년 마무리
연말연시 누구나 오묘한 기분들
지난 아쉬움과 미래 대한 기대
같이 해준 모든 분들 감사
어지러운 시국 더욱 팍팍해진 삶
그래도 희망의 새 해가 뜬다
이제 며칠 후면 2016년이라는 무대가 막을 내리고 새롭게 2017년의 무대가 열리겠지요. 12월31일에서 1월1일로 넘어가는 게 3월이나 8~9월 몇 일에서 그 다음날로 넘어가는 것과 ‘시간적’으로 동일함은 모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물리적 시간임에도 날이 아니라 해가 바뀐다는 사실에 감성적으론 다르게 느껴짐은 누구나 같을 것입니다.
연말연시는 매년 한결 같이 맞지만 참으로 오묘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없이 슬프고 스산하고 절망스러운 기분과 함께 한편으로는 미지의 시간들에 대한 기대와 또다시 시작이라는 희망과 지난해의 아쉬움을 채워 다시 설계한 꿈에 부푸는 시간이니 말입니다. 새삼 삶에 대해 숙연하고 진지한 태도로 한없이 겸손해지는 시간이기도 하네요.
지나온 시간보다 남은 시간이 더 짧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연말연시라는 순간이 더욱 소중하고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예전엔 연말이 되면 이런 저런 모임으로 여전히 바쁘게 지나면서 습관처럼 새해 인사를 나누었던 듯합니다. 요즘은 철이 들어가는 지 누군가에게 받는 송년이나 신년의 인사가 허투루 들리지가 않습니다. 건네는 인사도 더욱 정성으로 마음을 담아 전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오늘은 이 지면을 통해 같은 일상을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이들께 송년 인사와 신년 희망사를 건네렵니다.
그동안 우리는 마치 무대 위에 올려진 한편의 연극과도 같은 일상을 복잡다난한 관계와 인연으로 만나게 된 관객들과 더불어 울고 웃으며 참으로 열심히 1년이라는 시간을 채워왔지요. 360여개의 에피소드를 이어오는 동안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단 한편도 똑같지 않은 내용으로 매 순간을 지켜왔습니다. 때론 환호와 박수 속에 의기양양하였고, 기쁨과 행복에 겨워했고, 때론 질타와 비난 속에 의기소침하여 슬픔과 회한, 고통으로 괴로워하고 우울해했습니다.
그렇게 어느덧 ‘2016년’이라는 무대를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우리 참 수고많았지요?” 그리고 함께여서 무척 고마웠습니다. 아플 때, 힘들 때, 슬플 때, 기쁠 때, 때마다 같이 했던 분들의 얼굴과 음성뿐만 아니라 비판과 질책으로 한순간 서러움을 안겨주신 분들마저도 감사한 마음으로 기억합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부족하고 아둔한 저를 믿고 따르다 같이 곤경에 처한 이들께는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으로 이 자릴 빌어 고개 숙입니다. 부디 새해엔 이런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함께 말입니다.
지금은 비록 여전히 어지러운 시국과 나날이 가벼워지는 지갑을 들고 태양조차 빛을 아끼는 일몰의 시간에 서있을지라도 잠시 눈을 붙이고 난 후 내일 아침이면 밝은 빛과 뜨거운 열기를 품은 태양이 떠올라 생기를 풀어놓을 새해가 기다리고 있네요. 새해에 싹 틔우게 될 희망과 꿈은 우리의 믿음으로 자라고 공존하는 것이라 생각해보면 도처에 울음을 머금은 사람들의 마음과 눈빛을 헤아리는 따뜻한 포옹과 손길로 설계해봐야겠습니다.
다가오는 새해는 그동안 무심히 써온 말들 중에 참으로 고운 우리말들을 되살려 실천해보는 일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다함께, 다같이…’ 이런 말들이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들어 공동체가 회복되는 한 해를 꾸려갔으면 싶네요. 살아가는데 돈이 우선되고 많아서 좋은 세상보다는 돈이 없어도 불편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작은 것이 지닌 아름다움의 가치를 보다 귀하게 여기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씩 양보하고 손해보는 일이 아름다운 세상, 각자의 역량만큼 성실히 일하고 욕심부리지 않는 그래서 억울해하는 사람이 없는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함께여서 좋은 시간이었노라고 다시금 말할 수 있는 내년 연말을 맞고 싶습니다.
새해는 개인적으로도 소소한 일상을 보다 귀하게 여기고 매일 매일을 정성스럽고 담백하게 살아가길 소망해봅니다.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고 부지런한 손과 발로 이웃을 섬기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는 한 해로 살아가길 다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