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당경쟁으로 10곳 중 4곳은 1년 내 문 닫는 ‘악순환’ 지속
제주에서 창업한 기업 10곳 중 8곳은 5년을 넘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열풍 속에 과당경쟁으로 인한 폐업이 속출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있음이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기준 기업생명 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내 신생기업 수는 1만1994개로 1년 전(1만756개) 대비 1238개(11.5%) 증가했다.
신생률은 전국적으로 0.6%포인트 하락 14.6%를 기록했지만, 제주는 16.9%로 1년 전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또 2014년 문을 닫는 소멸기업 수는 8947개로 12.6%의 소멸률을 기록했다. 1년 전 보다 0.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숙박·음식점업이 2559개로 가장 많았고, 도·소매업 2192개, 부동산·임대업 2046개 등의 순으로 많았다.
최근 제주를 찾는 관광객과 제주에서 새 삶을 시작하는 순유입 인구 증가세와 맞물려 비교적 진입이 쉬운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창업열풍이 불고 있지만, 그만큼의 경쟁도 심해 살아남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도내 기업 가운데 절반 정도가 1년을 넘기지 못해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도내 기업의 1년 생존율은 61.3%, 2년 생존율은 47.8%에 불과했다.
또 3년 생존율은 38.3%, 4년 생존율은 31.5%, 5년 생존율은 26.9%에 머물렀다. 10곳 중 8곳에 가까운 기업이 5년을 넘기지 못한 ‘단명기업’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제주지역 고성장기업은 22개로 1년 전보다 15.4% 줄었다. 고성장기업(상용근로자 10명 이상)은 최근 3년간 매출액과 상용근로자 연평균 증가율이 20% 이상인 기업을 말한다.
고성장기업 가운데 문을 연지 5년 이하인 기업을 말하는 가젤기업도 10곳으로 1년 전보다 1곳이 줄었다.
경제계 관계자는 “신생기업이 증가하는 것은 지역경제 활력 회복 차원에서 긍정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며 “다만 무분별한 창업이 과당경쟁으로 연결돼 결국 영세업체 위주로 폐업과 창업의 악순환 구조가 이어진다면 오히려 지역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