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제주4·3평화문학상 당선작 정범종 ‘청학’ 출간

제4회 제주4·3평화문학상 당선작인 정범종 작가의 ‘청학’이 ‘칼과 학’으로 이름을 바꿔 지난 19일 출간됐다.
‘칼과 학’은 고려시대 문인과 무인의 갈등을 배경으로 고려청자에 상감 기법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피지배 계급에서 민중계급으로 이행하려는 천민들의 갈망을 그린 작품이다. 비색 청자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는 상감 기법을 둘러싸고, 이를 억압하려는 지배 계급과 예술의 혼을 담아 평화를 기원하는 천민계급의 첨예한 대결이 세세한 문체로 그려진다.

정범종 작가는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희곡 ‘새연’이 입선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칼과 학’은 정 작가의 첫 소설이기도 하다.
문학평론가 염무웅, 소설가 이경자, 현기영으로 구성된 제주 4·3평화문학상 심사위원단은 “격조 높은 시적 문장의 경쾌한 속도감은 고전적 소재를 극복하기에 충분했다”며 “갈등구조는 평화의 미륵세상을 불러오려는 ‘소신공양’으로 마무리되는데, 이 장면이 지닌 극적 긴장감과 주제의 상징성에 심사위원의 일치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4·3의 아픈 상처를 문학작품으로 승화하기 위해 지난 2012년 3월 제정된 제주4·3평화 문학상은 1회 수상작 구소은 장편 ‘검은모래’, 2회 양영수 장편 ‘불타는 섬’, 3회 장강명 장편 ‘댓글부대’에 이어 올해 정범조의 ‘칼과 학’ 네 번째 수상작을 배출해 냈다.
은행나무. 1만 3000원. 2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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