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 관광객 시대’ 성과와 과제
‘1500만 관광객 시대’ 성과와 과제
  • 김영진
  • 승인 2016.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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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도움 이면 부작용들도
도민 삶의 질 도움 되는 성장 추구

지난 9일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1500만명을 돌파하며 제주관광이 연일 양적성장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선언한 지 불과 3년만의 일이다. 이번 기록이 단기간에 경제성장의 성과를 이루어낸 반면, 관광수익 양극화 현상의 심화와 각종 환경 문제 등 속출하는 부작용에 대해 되짚어보게 한다.

먼저 관광객 증가는 제주지역 세수 증대에 도움이 된다. 올해 관광객 100만 명을 돌파하며 급성장하고 있는 크루즈 관광산업은 제주지역 세수 증대에 기여하는 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서귀포항에서 징수하는 2016년 항만시설사용료는 12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2배가 넘는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신규 고용 창출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관광산업의 신규고용은 1만4000명으로 제조업(3400명) 및 건설업(3200명)에 비해 4배 이상 큰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전 산업 신규고용 3만800명의 35.3%를 차지하는 가장 높은 고용기여율로 관광산업이 고용효과가 매우 크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 효과에도 불구하고 도민사회 우려의 목소리는 커져가고 있다. 대기업과 중국자본 등 특정업계에 쏠리는 관광수입, 늘어나는 관광객으로 인한 교통·하수·쓰레기 등의 환경문제로 도민들의 생활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주관광객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카드지출의 절반 이상이 쇼핑에 사용되었으며, 이 중 면세점과 대형할인점 등의 사용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는 등 관광객 증가에 따른 도민사회의 낙수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 모객 경쟁으로 초저가 여행상품을 내놓고, 부족한 부분을 면세점과 쇼핑센터에서 받는 수수료로 채우는 등 저가관광이 악순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하루 평균 관광객 체류인구가 15만 명에 달하면서 쓰레기와 하수는 처리 용량을 넘어서고 있다. 10년 만에 5배 이상 급증한 렌터카는 심각한 교통난의 주요 원인이 되어 도민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언론에서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이라는 발음하기도 어려운 용어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관광객과 지역주민간의 갈등을 뜻하는 것으로, 외국 주요 관광도시에서는 지역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관광객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제주관광도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의 예외일 순 없다. 관광객들의 관광 만족도 향상과 함께 도민들의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삼고, 관광산업의 성장에 따른 효과가 도민에게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내년 9월이면 관광인들의 숙원사업인 ‘제주종합비즈니스센터’가 완공된다. 센터는 관광과 타산업간 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도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는 지역 경제 선순환 구조를 촉진시켜 제주관광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시킬 것이다.

그리고 도관광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여행상품 온라인 쇼핑몰인 ‘탐나오’는 올해 시스템 정착을 완료하고 순항중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홍보·운영이 확대된다. ‘탐나오’는 관광수입의 도외 유출을 방지하고, 도내 관광사업체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여 관광사업체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이제는 관광객과 도민 모두를 위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제주관광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번 관광객 유치 성과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제주관광의 과제를 다시금 되새기고,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 지속가능한 제주관광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올 한해에도 제주관광을 위해 힘써주신 관광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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