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제 성장 불구 팍팍한 도민들 삶
제주경제 성장 불구 팍팍한 도민들 삶
  • 제주매일
  • 승인 2016.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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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경제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나 도민들 삶의 질(質)은 오히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부담감으로 초혼연령이 부쩍 높아지고, 각종 범죄 또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제주지역 남자의 평균 초혼(初婚)연령은 32.8세로 9개 도 지역에서 가장 높았다. 여자의 경우도 30.1세로 전국 평균보다 0.1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원인으론 전국에서 가장 낮은 근로자 소득이 먼저 거론된다. 실제로 도내 상용근로자의 월 급여액(2015년 4월 기준)은 229만4000원으로 전국 평균 292만6000원을 크게 밑돌았다. 전국 평균과의 월 급여액 격차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불안한 모습이다. 제주지역 청년층과 중장년층 자살률(自殺率)은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다. 지난해 고의적 자해(자살)에 의한 청년층(15~29세) 사망률은 10만명당 15.7명으로 전국 평균(13.1명)보다 2.6명이나 많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범죄 및 교통사고도 타 지역에 비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범죄와 교통사고 발생건수 모두 9개 도 지역 중 역대 최대치로 나타난 것은 이를 입증하고도 남는다.

이와 함께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도 점차 멀어져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집계에 의하면 올 11월 기준 도내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1025만원으로 전달 대비 0.78% 올랐다. 같은 기간 다른 지역의 분양가격이 하락한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현재 제주지역 아파트 분양가격은 아직 서울보다는 낮지만 2~3위인 울산 및 대구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다. 특히 도 지역 가운데는 아파트 분양가가 가장 높아 서민들 내 집 마련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게 바로 지역경제 성장의 이면(裏面)에 깔린 제주도민들의 자화상이다. ‘과연 누구를, 무엇을 위한 개발인가?’라는 물음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제주사회는 아직도 ‘개발 및 성장주의’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적 성장도 좋지만 이제 도민들 삶의 질 향상에 최우선의 가치(價値)를 둬야 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제주도정이 말이 아닌 적극적인 실행에 나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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