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가격 줄줄이 ‘인상’ 서민·상인들 ‘울상’
식품 가격 줄줄이 ‘인상’ 서민·상인들 ‘울상’
  • 고상현 기자
  • 승인 2016.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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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빵·맥주·달걀 등 ‘서민식품’ 5% 이상 올라…도미노사태 우려

동네슈퍼 ‘매출 감소’ 걱정…“중산층까지 소비심리 위축 악재될 것”

“주요 식품들 가격이 많이 올라 부담이 큽니다.”

19일 오전 11시께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한라대학교 내 편의점에서 이 학교 1학년생인 이모(21)씨가 컵라면을 고르며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최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라면, 빵, 맥주, 탄산음료 등 주요 식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걱정부터 앞섰다고 했다. 이씨는 “주로 사 먹는 게 이번에 가격이 오른다는 식품들”이라며 “지금도 비싸서 사 먹는 걸 자제하는데 앞으로 좀 막막하다”고 말했다.

최근 주요 식품들의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서민들의 얼굴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대부분 2년에서 5년 넘게 동결됐던 가격이 5% 넘게 뛰면서 ‘가격 인상 도미노’가 이어질지 몰라 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국가시험을 준비 중인 최유경(22·여)씨와 김현지(22·여)씨는 “취업 준비 때문에 아르바이트도 못 하는 상황이라 밥을 주로 라면 등으로 때우는 데 이번에 가격이 많이 올라 걱정”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에 가격이 오르는 식품들을 보면 대부분 서민이 자주 찾는 식품들이다. 농심은 신라면 등 18개 라면 제품 가격을 평균 5.5% 인상하고, 오비맥주도 제품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했다. 한국코카콜라도 탄산음료 출고가를 5% 높이고, 동원F&B도 조만간 통조림 가격을 20% 올린다. AI(조류인플루엔자) 사태가 길어지면 제과‧제빵 업계도 달걀 값 상승으로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주요 식품들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동네슈퍼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주시 연동에 있는 A 슈퍼 주인인 김모(50)씨는 “벌써 맥줏값이 올랐다며 푸념을 늘어놓는 손님들이 하나둘 생기는데 앞으로 다른 식품들도 일제히 가격이 오르면 매출이 줄어들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B 동네 마트 점원 최인숙(48·여)씨도 “아무래도 두 개 살 걸 하나만 살 수도 있기 때문에 매출이 떨어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김정희 제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이미 소비자 심리가 많이 위축된 상태에서 최근 주요 식품들의 가격이 오르면서 저소득 취약 계층뿐만 아니라 중산층에게까지 소비 심리를 더 꽁꽁 얼어붙게 하는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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