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예산 해 넘기며 한쪽선 ‘펑펑’
5000억 예산 해 넘기며 한쪽선 ‘펑펑’
  • 제주매일
  • 승인 2016.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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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예산을 편성해놓고 제때 집행을 하지 못해 해를 넘기는 예산이 무려 5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꼭 필요한지도 모르는 도로 보수를 연말에 집중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미집행(未執行) 이월 예산문제는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의 제3차 추경안 심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의원들은 명시이월 사업건수가 전년 대비 31.5% 증가한 631건에 달하고, 금액으로 치면 4897억원으로 최종 예산 4조7144억원의 10.4% 규모에 이른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고충홍 위원장은 “의회 동의를 받은 예산계획은 도민과의 약속인데 명시이월(明示移越)은 이러한 도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며 예산운영 성과를 실·국장 및 과장 성과평가 등 인사제도와 연계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원철 의원도 “최근 3년간 5000만원 이상 사업 중 30% 이상 감액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8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나 증가했다”며 “이는 엉성한 계획을 수립했거나 일을 안했다는 반증(反證)”이라고 질타했다.

이와는 반대로 최근 연말을 맞아 서귀포시 지역 곳곳에서 도로 공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행태가 해마다 반복되면서 불용(不用) 예산을 없애기 위해 멀쩡한 도로를 마구 파헤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물론 이를 집행하는 행정당국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사업을 분할 발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절대 공기가 부족한 사업들이 많아 애로가 있는 등의 현실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향후 예산 편성과 집행을 보다 정교화(精巧化)할 필요가 있다. 이에 투입되는 예산은 결국 국민들의 피 같은 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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