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찾기 힘든 ‘음향신호기’
시각장애인 찾기 힘든 ‘음향신호기’
  • 고상현 기자
  • 승인 2016.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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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표시 ‘점형블럭’ 없어
작년 조사대상 494곳 전무
“담당부서 달라 복지공백”

제주도 내 시각장애인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설치된 ‘시각 장애인용 음향신호기’의 상당수가 제대로 이용할 수 없게 잘못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제주도자치경찰단에 따르면 도내 746개소 교통신호기 운영 교차로 가운데 162개소에만 시각장애인들에게 횡단보도의 위치를 알려주고, 보행 신호의 상태를 알려줄 수 있도록 해당 기기가 설치돼 있다.

이처럼 시각장애인들이 제주 시내 곳곳을 아무런 불편 없이 다니기에는 음향신호기의 수가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등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에게 음향신호기의 위치를 알려줄 수 있도록 전면에 점형블럭을 설치해야 하지만, 제주도 내 대부분의 음향신호기 앞에는 점형블럭이 없다.

실제로 지난해 9~10월 제주장애인인권포럼에서 제주도 내 시각 장애인용 음향신호기를 모니터링 한 결과 조사 대상 99개소 494개 중 단 한 곳도 전면 점형블럭을 설치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교차로에서 하나의 신호등 기둥에 여러 개의 음향신호기가 설치돼 있는 경우도 많아 시각장애인이 가고자 하는 방향의 음향신호기를 구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응범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사무국장은 “음향신호기의 경우 시각장애인들에게 목숨과도 직결된 문제”라며 “법률상의 설치 기준만 엄격히 지켜도 시각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자치경찰단 관계자는 “음향신호기, 점형블럭별로 담당 부서가 다르나 보니 설치에 어려움이 있다”며 “문제 사항에 대해 공감하기 때문에 추후에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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