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제주비엔날레 ‘無주제’로 가나
제1회 제주비엔날레 ‘無주제’로 가나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6.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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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2차 토론회서 변화하는 트랜드 화두
김지연 “특정 주제 없는 프로젝트 늘어나”

2017년 개최를 목표로 추진 중인 제1회 제주비엔날레가 구상 계획이 부족하고, 주제에 대한 논의 부족 등으로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8일 열린 제주비엔날레 2차 토론회에서 ‘무(無)주제’에 대한 화두가 던져졌다.

제주도립미술관 강당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애초 제주비엔날레의 주제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던 만큼 소재로 삼으면 좋을 다양한 제주의 아이템들이 쏟아졌지만, 결국 결론은 “주제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였다. 최근의 미술 경향이 점차 주제 없는 프로젝트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날 김지연 지리산프로젝트 큐레이터는 “제주가 흥미로운 아이템들을 많이 갖고 있음에도 척박함, 불안함 그리고 불편하고 흔들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그러기에 오히려 창작자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더욱 많은 곳이다”라고 제주에서 개최되는 비엔날레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큐레이터는 최근 변화하고 있는 예술 트랜드에 제주비엔날레가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전했다. 주제나 방향성 중심에 두고 작업 활동을 해오던 예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특정 주제를 내세우지 않고 키워드나 장소만으로 작가들에게 풍성한 담론과 내용적인 아이디어를 이끌어내고 있는 경향을 제주비엔날레도 염두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큐레이터는 “장소가 주는 메시지는 강하다. 특정 주제를 더하면 창작자들이 오히려 과부하가 걸려 작업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면서 “오히려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가 선택한 장소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흥미로운 이야기와 장면들을 만들어 낼 작가들을 선별해내는 것이 관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기 관장은 “동의한다. 이런 변화되고 있는 경향에 대해 의회에서도 설명했지만, 의회에서는 미술전문 기자분들이 아니다보니 의원분들의 지적들이 그대로 언론에 노출됐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어 김 관장은 “제주도가 가진 자연의 힘으로부터 나오는 숭고미가 절대적인 것이고, 격변의 이 시대에 비엔날레가 문화예술 섬 제주를 표방하고 있는 정책과 맞물려 문화자원으로서 제주 정신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날 오전 열린 자문위원 회의에서는 비엔날레를 비판하는 비엔날레 ‘메타 비엔날레’, 작지만 알찬 비엔날레 등 거대한 볼거리를 지향하는 것이 아닌 알찬 담론을 지향하는 담론장으로의 비엔날레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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