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일 제주대학교 교수 주제발표 통해 제시
제주지역에 맞는 도시디자인 전략으로 제주시를 관통하는 한천과 병문천, 산지천 등 3대 하천을 중심으로 ‘그린웨이’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린웨이는 공원과 하천을 따라 연결되는 길을 말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8일 제주KAL호텔에서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도시디자인 전략’을 주제로 ‘2016년 하반기 지역경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우선 “사회발전을 위해서는 개발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싹쓸이’ ‘대규모’ ‘불균형적’ 개발 방식으로 인해 점점 제주다움이 사라지고 있다”며 제주지역 개발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도시디자인이란 지역의 자연, 역사, 문화, 경제요소 등을 기반으로 그 시대의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면 사람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한편 미적 요소가 가미된 생활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제주도의 도시디자인은 세계가 인정한 천혜의 자연환경과 지역주민의 삶을 조화롭게 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그는 3대 하천을 중심으로 한 ‘그린웨이’를 제시했다.
그는 “세계 여러 도시가 다양한 형식으로 그린웨이를 조성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도시가 뉴욕, 벤쿠버, 싱가포르”라며 “뉴욕은 주어진 자연요소를 최대한 활용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으며, 벤쿠버는 도시 전체를 연결하는 방식, 싱가포르는 공원이나 수변과 같은 자연 요소들을 적극 이용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하천은 기존의 주요 공원과 연결해 녹지축을 형성할 수 있으며 상류 및 중류에서 여러 지류로 나누어져 흐르다가 생활권역에서 합쳐짐으로써 지역과 지역을 연결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문화와 역사, 지역상권, 관광자원 등을 복합적으로 연계해 개발할 경우 지역재생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지역에 맞는 ‘그린웨이’ 조성 방향으로는 하천 주변의 역사화 문화적 자원을 주거지역과 연계하는 관광자원(에코뮤지엄)으로의 개발을 제시했다. 지역에 남아 있는 창고 등의 건축물을 소규모 마을 역사관과 카페 등으로 재활용하되 마을개발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방안이다.
또 청정 이미지에 맞도록 하천을 따라 녹지축을 형성함으로써 주민 및 관광객의 산책로를 확보하고 하천 주변차로는 차로수를 줄여 보행자 중심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내놨다. 이 외에 제주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도시마케팅 전략의 구축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들은 ‘그린웨이’가 실제 공원녹지에 포함돼 조성되고 시민들이 편안히 걷고 활동하는 공간으로 재탄생된다면 도민들의 삶의 질이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감했다. 다만 실제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복리증진과 거주하고 싶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정주환경의 실질적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