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의 송유관 매설공사가 장기간 지연되면서 도내 농협 계통유류공급 무산을 걱정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의 애월읍 애월항~고래리 저유소간 송유관 매설공사금지 가처분신청과 관련한 법원 결정이 또 미뤄졌다.
법원은 지난 19일 4차심리를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심리를 다음달 9일 재개키로 결정했다.
이번 심리에서는 고래리 지역에 저유소 시설을 갖고 있는 (주)제드의 송유관보호 문제가 쟁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제드는 호텔 등 대형업체에 수입유류를 공급하는 업체로 현대오일의 송유관 공사가 자사 시설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법원에 공사금지가처분 신청을 내 놓고 있는 상태다.
이 업체는 더욱이 북제주군을 상대로 현대오일 송유관 허가처분 취소 행정심판도 제기, 현대오일 송유관 매설공사는 ‘산넘어 산’의 형국을 맞고 있다.
이처럼 현대오일 송유관 매설공사가 난관에 봉착하면서 자칫 농협 계통유류 공급사업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시설농가 등 유류사용이 급증하는 동절기에 가면 현대오일의 현 수송방법으로는 물리적으로 공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오일은 송유관 매설이 벽에 부닥치자 탱크로리를 이용하는 비상수단을 쓰고 있다. 물류비용 부담이 커 적자폭이 크지만 농협과의 유류공급 계약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최근 농협 계통유류 하루 공급량은 1만5000드럼 정도. 그러나 이러한 수송방법으로는 최소 하루 5만드럼에 달하는 동절기 유류공급을 감당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법원이 오는 9일 5차심리에서 현대오일에 유리한 쪽으로 결정을 내린다 해도 송유관 매설공사 완료에 2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10월 하순부터 시작되는 시설농가의 난방에 일정부분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송유관 매설공지 중지가 장기화될 경우 현대오일 측이 계통유류 공급계약 자체를 해지하는 최악의 사태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