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주산지 영향 과일가게 최다…과당경쟁 우려
제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크게 늘고 인구유입이 지속되면서 제주지역 생활밀접업종의 사업자수가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증가율 대비 사업자수 증가율이 약 2배에 달하면서 과당경쟁에 의한 창업 후 폐업이라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국세청은 1일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40개 업종에 대한 사업자수와 지역별 현황(올해 8월말 기준) 등을 분석, 공개했다.
우선 전국을 행정구역 단위로 구분한 250개 시·군·구 가운데 제주시지역 생활밀접 40개 업종의 사업자수는 2만711명에 달했다. 서울 강남구(3만2374명), 경기 부천시(2만7417명), 서울 송파구(2만1344명)에 이어 상위 4위를 기록했다.
특히 서귀포시는 생활밀접 40개 업종 사업자 수 증가율이 전체(사업자 수 기준 전국 100위 지역) 2위를 차지했다. 올해 8월 기준 서귀포시 사업자수는 807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7406명 대비 9.0% 증가, 1위인 경기 화성시(9.2%)의 뒤를 이었다. 이 기간 서귀포시 인구수가 4.7% 증가하고 화성시가 8.4% 늘어난 것과 견주면 적지 않은 증가폭이다.
업종별로 보면 서귀포시와 제주시는 과일가게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으로 분류됐다. 서귀포시 과일가게 사업자는 581명, 제주시는 206명이었다. 이에 따른 점유비율은 각각 5.3%, 1.9%를 기록했다. 제주가 감귤 주산지인 데다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라는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3위는 사과 주산지 가운데 한 곳인 경북 상주시(사업자수 172명, 점유비율 1.6%)였다.
이와 함께 제주시는 음식업 중에서 일반음식점(사업자수 6591명, 점유비율 1.3%), 소매업 중에서는 편의점(사업자수 535명, 점유비율 1.6%)이 각각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대적으로 창업이 쉽고 관광객 유입에 따른 수요가 뒤따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주시는 또 서비스업 가운데 세탁소(사업자 422명, 점유비율 1.9%)와 여관·펜션(사업자수 986명, 점유비율 3.4%)이 가장 많은 지역이라는 타이틀도 가졌다. 역시 관광지라는 지역적 특수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제계 관계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관광객과 유입인구 증가세가 지역 상권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그런데 이 같은 창업열기가 과당경쟁을 심화시켜, 창업은 했지만 얼마가지 못해 폐업을 하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며 신중한 창업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