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 등 국회로 다시 공 넘긴 朴 대통령
진퇴 등 국회로 다시 공 넘긴 朴 대통령
  • 제주매일
  • 승인 201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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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이번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은 채, 임기 단축 등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일임하겠다며 공을 다시 떠넘겼다.

박 대통령은 29일 발표한 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저는 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며 “저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놨다”고 밝혔다. 이른바 여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질서있는 퇴진(退陣)’을 선언한 것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은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라며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인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변명하며 검찰의 수사 내용을 반박했다. “하지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저의 큰 잘못이고,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 안에 소상히 말씀 드리겠다”며 일정 부분 사과했다.

박 대통령의 담화와 관련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건 없는 하야(下野)가 민심이고, 즉각 퇴진이 국정농단과 외교적 수치를 막고 국정을 수습하는 유일한 길임에도 대통령은 국회에 책임을 전가했다”며 “한마디로 탄핵을 앞둔 교란책이고 탄핵 피하기 꼼수”라고 맹비난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대통령은 촛불의 민심과 탄핵(彈劾)의 물결을 잘라버리는 무책임하고 무서운 함정을 국회에 또 떠넘겼다”며 탄핵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탄핵 전선’은 벌써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담화가 끝나자마자 야당의 탄핵 일정을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핵 대열에 동참했던 비박(非朴)계의 거취도 변수다. 대통령이 ‘질서있는 퇴진’을 선언한 이상 섣불리 나설 수도 없기 때문이다.

담화 발표 이후 인터넷 상에선 “박 대통령의 ‘불통과 오기’가 다시 도졌다” “국민의 피곤함과 스트레스는 안중에도 없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관건은 향후 민심(民心)의 향배다. 앞으로 진행될 ‘촛불집회’의 규모와 내용, 그리고 그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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