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체육, 성과주의 버리고 내실 기해야
제주체육, 성과주의 버리고 내실 기해야
  • 제주매일
  • 승인 201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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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혁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역도 스타였다. 지난 2014년 제주체전 당시 사재혁이 제주도 대표로 참가해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전국체전을 앞두고 영입한 한국 여자단거리 육상의 간판인 김민지 역시 100m와 200m에서 금메달을 수확해 보답했다.

이에 힘입어 제주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전에서 제주도선수단은 금메달 52개 등 모두 167개의 메달을 획득, 전국 17개 시·도 선수단 가운데 종합순위 11위를 기록하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공격적인 선수 영입을 통한 ‘V(victory) 2014’ 프로젝트의 성공이었다. 안방서 개최되는 대회에서 최하위는 면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체육계 안팎의 염원이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이듬해 열린 제96회 전국체전과 지난해 열린 제97회 대회에서 제주도선수단은 종합 16위로 추락하며 또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사재혁과 김민지가 제주도 대표선수였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체육회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적에만 연연하는 성과주의가 제주체육을 망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2014년 제주체전 때만 하더라도 선수 영입에 적잖은 예산이 투입됐다. 특히 일부 A급인 경우 고액의 연봉에다 그들의 요구대로 훈련도 제주가 아닌 도외에서 이뤄졌다. 정상급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기량 향상을 꿈꿨던 어린 선수들의 기대 또한 빗나갔다. ‘메달=돈’의 공식에만 충실한 결과다.

현재 제주도는 양 행정시와 함께 직장운동경기부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은 내년 78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선수 영입 등 ‘메달 확보 비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이를 두고 체육계에선 예산 대비 상당한 성과(메달)를 거두고 있다고 자평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금과 같은 1~2년 단위의 성과주의 갖고는 제주체육의 미래를 기약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선수 영입에 드는 돈을 지금부터라도 학교 체육시설 인프라 확충 및 선수 저변 확대를 위한 종자돈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그래서 나온다.

제주체육계는 이제 성적에 연연하는 성과주의를 버리고 어린 선수 발굴과 육성 등 내실을 기하는데 주력하는 것이 옳다. 성과주의의 폐해가 더 이상 제주체육의 발전을 저해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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