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산업 막대한 투자 실효성은 있나
크루즈산업 막대한 투자 실효성은 있나
  • 제주매일
  • 승인 2016.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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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산업과는 크루즈산업만 하느냐”는 말이 도의회에서 터져 나왔다. 기 편성된 내년도 예산의 90%가 크루즈 관련 예산임을 꼬집는 질타였다.

좌남수 의원은 농수축경제위 예산안 심사에서 “크루즈산업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제주지역에 미치는 경제효과는 아주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당국에선 한해 100만명이 넘는 크루즈 관광객이 다녀간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으나 낙수효과마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크루즈관광의 실상(實相)을 보면 이 같은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제주 체류시간이 너무 짧아서인지는 몰라도 크루즈 관광객들이 들리는 코스는 외국인 면세점과 무료 관광지 한 두 곳이 고작이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의 배만 불릴 뿐 지역경제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시중에선 ‘제주에 남기고 가는 것도 많다’는 우스갯소리가 회자(膾炙)된다. 엄청난 양의 쓰레기와 교통체증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게 제주도정이 그토록 자랑해마지 않는 크루즈관광의 현실이다.

이날 의원들은 저마다 ‘낙수효과가 있는 사업 추진’을 강조했는데, 그 뜻이나 정확히 알고 말을 했는지 궁금하다. 낙수(落穗)란 ‘추수한 후 땅에 떨어져 있는 이삭’을 뜻한다. 고작 떨어진 이삭을 주워 먹으려고 제주도가 지금 막대한 사업비를 투자하고 있는가.

이와 관련 이기우 해양산업과장은 “2018년이면 크루즈산업 규모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제반여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상태론 그 규모가 1조원이든, 10조원이든 제주의 몫이 아니라 ‘남의 나라 일’ 뿐임을 알아야 한다.

제주자치도가 크루즈관광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려면 그동안의 성과 및 문제점을 면밀하게 분석한 후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急先務)다. 대책의 내용 또한 보다 정교하고 구체적인 종합대책이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전제 조건들을 해결하지 않고선, 보이지도 않는 ‘허상(虛像)’에만 매몰되어 지금처럼 뜬구름이나 잡는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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