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관의 본질은 ‘전수활동’…“굿의 가치 알려야 할 때”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71호로 지정된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이하 제주영등굿)의 전승과 보존을 위해서는 일반인들에게도 전수관에서 굿의 세계를 알리는 전수활동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전수관 개관 기념 학술세미나가 지난 19일 전수관에서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전수관 운영과 활용방안’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문무병 제주신화연구소장은 “제주영등굿이 지난 2009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지만, 세계화에는 실패했다”며 “마을 사람 공동의 개방적인 축제로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의 계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선 경기대학교 교수 역시 국립문형문화재전수관의 실태와 활용 양상에 대한 주제 발표에서 “전수관이 생긴 것은 합당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전수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굿 전수와 활성화에 대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무형문화재 전수관의 본질이 ‘전수’인 만큼 모여서 연습하고 세대 간의 단절을 피하는 유·무형의 전수 활동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건물만 지어 놓고 전승·전수 과정은 생략한 채 전수관 유지 보수만 이뤄지고 있는 국내 전수관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그는 “제주영등굿 전수관은 제주의 모든 굿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콘텐츠가 갖춰져 있어 더욱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면서 “이제는 이 장소에서 무엇을 하고 어떠한 내용을 채워 넣어야 할 지 작업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문 전수와 일반 전수를 구분해 일반인에게도 이 공간에서 전수를 체험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굿은 미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삶 속에서 굿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일반인에게 굿의 세계를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전수관은 제주의 전통 굿 문화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지난 6월 개관했다. 전수관은 256석 규모의 공연장과 전시실, 수장고, 작업실 등으로 구성돼 제주 전통문화의 보존·활용 거점 공간으로 육성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