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데이터조차 없는 ‘우리 이웃’
구체적 데이터조차 없는 ‘우리 이웃’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6.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2만명 추정할 뿐 세심한 정책은 기대 난망
언어·관계 등 문제복합…한국아이들도 관심 필요

다양성이 존중되는 제주 만들기 프로젝트 <2> 중도입국 이주민 가정

대한민국이 다문화사회로 접어들면서 국제결혼 중 재혼(중도입국 이주민 가정) 비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 말은 부모와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한국을 찾는 중도입국자녀(입양 자녀)도 함께 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중도입국자녀란 외국에서 태어나 성장하다 부모의 재혼과 취업 등으로 부모를 따라 입국한 자녀를 말한다. 자녀가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재혼 후 부부가 입양 절차를 거쳐야만 한국에 입국 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이 최소 1년에서 최대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면서 자녀들은 양쪽 부모들과의 관계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에 힘들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최근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중도입국 자녀’들에 대한 관심은 절실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조차 없는 실정이다.

2013년 법무부는 국내 거주 결혼이민자 중 85.3%는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이 결혼한 가정이며, 이 중 40%는 재혼 가정인 것으로 추정했다. 또 지난 2014년 여성가족부는 한국에 중도입국 한 결혼이민자 2세대 자녀들이 국내에 2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지만, 입국 방식이 관광·취업·방문비자 등으로 다양해 어떤 이들이 실제 중도입국자녀에 해당하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조옥란 전 제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총괄 팀장은 “중도입국가정은 데이터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모든 것이 낯선 중도입국자녀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시간을 늘리는 주 원인”이라며 지원 마련에 앞서 데이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중도입국자녀들에 대한 지원이 대부분 한국어 교육 중심인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주여성들이 결혼과 동시에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 올 수 없기 때문에 친엄마와의 관계는 물론 새 아빠·새 형제와의 관계 역시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가족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심리치료가 우선 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중도입국 자녀들이 엄마의 재혼으로 본국에서 홀로 떨어져 지내는 동안 자신이 버려졌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 전 팀장은 “이주민센터는 많지만 이러한 프로그램(깊은 상담)을 진행 할 환경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또 한국인 남편의 한국인 자녀들은 다문화 가정의 범주에 속하지 않아 다문화가정 내에서도 또 다른 차별이 발생하고 있지만 개선은 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귀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상구 센터장은 “실제로 한국인 남편과 전 처(한국인 아내)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외국 여성과 결혼해 이주민 가정으로 구성된다하더라도 법에 의해서는 다문화 가족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며 다문화 가정의 한계점을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한국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도 변화된 환경(이주민가정)에 적응시켜 주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지만 지원 대상 우선순위 차원에서 후순위로 미뤄지고 있다”며 “이주민 가정의 정착 문제를 고민하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이주민 가정의 자녀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는 만큼 정확한 자료 조사를 통한 선행연구가 필요할 때”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