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방화·기상이변 등 농업 어려움
정부·농업인 합심한 대응책 절실
오늘 11월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올해로 제21회를 맞았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농업국이어서 농사를 중시하는 전통이 발달했다. 역사자료에 의하면 왕이 농사를 권장하는 ‘전농(典農)’ 의식은 고구려 시대까지 올라간다. 21세기인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중앙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매년 농업인의 날을 전후하여 각종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농업인의 날을 11월11일로 지정한 이유는 11을 한자(十一)로 써서 합치면 흙 토(土)가 되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우리 전통 떡인 가래떡을 먹는 ‘가래떡 데이’로 지정하여 쌀 소비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이날은 농업과 농촌의 발전에 헌신하는 농업인을 발굴해서 포상하면서 농민들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행사를 전국적으로 범국민적인 차원에서 거행한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서 농업의 위상을 지키고 국민들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는 동시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농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뜻이다.
그런데 작금의 농업 현실은 어렵기만 하다. 정부가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개방을 통한 경제성장을 명분으로 통상정책을 추진하면서 1차산업은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 현재의 농업정책과 현실로 볼 때 농업의 위상을 지키고 국민들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는지, 또한 농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고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반성이 필요한 대목이 아닐까 한다.
2016년 농업인의 날을 맞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한해를 돌이켜 본다. 한라봉을 비롯한 만감류와 월동무 등 각종 농작물의 수확과 출하가 한창이던 1월23일부터 사흘간 몰아친 32년만의 대폭설과 한파, 여름에는 폭염과 가뭄, 그리고 10년만의 가을 태풍 등 기후변화의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한해 였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감내해야 했던 이상 기후에 따른 재난과 재해는 농가 소득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뜨리며 농업인들에겐 말로는 표현하기조차 힘든 고통과 시련으로 다가왔다.
이제 겨울이 문턱인데 태풍에 의한 피해 복구는 진행형이다. 비용은 고사하고 인력 부족으로 금년 내로 완료 될지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가 없다.
앞으로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상이변으로 재앙적인 수준의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재난과 재해로부터 보장 받을 수 있는 제도의 도입과 보험제도의 현실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제주의 농업은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농업인의 날 행사에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농업을 주제로 진행된다.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와 함께 제주농업이 세계화, 개방화에 대응한 농업경쟁력 향상을 위해 국제감귤박람회 행사장에서 열린다.
올 한해 제주 농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선진 농업을 실천한 6개 분야 우수 농업인을 선정, ‘제주특별자치도 농업인상’을 수여한다. 또한 우수 농업인단체 회원과 농업발전에 기여한 관계자에 대한 표창을 수여하는 등 한 해 동안의 노고를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환경 유지·보존에 대한 이슈가 늘어나고, 국내여건은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에 따른 농산물 시장 개방 대응 절실한 가운데, 제주는 농업인 고령화, 인건비 상승에 대응한 농작업 기계화 확대가 시급한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여건 속에서 지속가능한 1차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제주도정과 의회, 중앙정부와 정치권은 제도의 도입과 현실에 부합하는 제도개선은 물론 특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우리 농업인들도 무조건적인 대책과 지원만을 요구하는 것 보다 우리 스스로 대응과 자구 노력을 통한 활로를 모색하고 적응 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어야 하는 게 우리의 농업 현실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