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돌이야기 ‘하석홍展’

어린 시절 상상화에서나 그려봤을 ‘돌로 만든 차’가 현실에 떡 하니 나타났다. 손으로 만져보기 전까진 자연의 돌과 구별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하기도 하다.
제주돌문화공원이 올해 마지막 기획 전시로 준비한 하석홍 작가의 ‘하石홍’전에 소개되는 작품 중 일부다.
오랜 시간 전국의 공업사와 쓰레기 하치장 등을 순례하며 만든 이 인조석 자동차들은 차의 보디부분이 전부 돌(돌처럼 보이는 소재로)로 입혀져 있다.
돌로 입혀 진 두 대의 차는 번호표만 달면 운전도 가능하다고 한다. 언제든지 이동 가능한 ‘돌(石)차’를 만들어 소개하겠다는 것이 처음부터 작가의 생각이었던 만큼 한정된 전시 공간에만 안주하지 않고, 바다와 산을 전시장으로 삼아 사람들과 소통해 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외에도 미생물로 숙성시킨 펄프와 먹물, 색소 등 환경 친화적인 소재를 이용해 제주의 돌의 가진 형태와 질감을 그대로 재현해낸 다양한 ‘돌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제주의 돌’을 “다른 지역의 돌과 달리 삶의 근원에 가까운 형태를 갖고 있다”며 “돌에 대한 탐구는 인간 문명에 대한 탐구 이고, 우리 삶 근원에 대한 탐구”라고 설명했다.
척박한 자연풍토 만큼 제주의 돌에는 우여곡절 많은 변방의 역사가 구멍마다 응축돼 있다고 바라봤기 때문이다.
하석홍 작가는 제주출신으로 하石홍 미술연구소를 운영하며, 현재 제주대학교 미술학과에 출강하면서 작가로 활동 중이다. 그는 1997년부터 300여회가 넘는 단체전과 미국, 일본, 제주, 서울 등에서 10여회의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전시는 오는 19일부터 내년 2월 5일까지 이어진다. (문의=064-710-7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