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한라산 등반객
너무 많은 한라산 등반객
  • 제주타임스
  • 승인 200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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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이 다시 신음하고 있다고 한다. 등산로에 ‘불났다’는 표현이 나올 만큼 사람들이 ‘불나게’ 한라산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한라산을 찾은 등반객은 45만130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만5939명에 비해 6%가 늘어났다고 한다.
이처럼 한라산을 오르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주5일 근무제가 확대되고 웰빙 문화의 영향으로 등산으로 심신을 단련하려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인기 TV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주인공이 한라산을 오르는 모습이 방송된 이후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라산 정상 등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

한라산 등반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은 제주관광 전반에 걸쳐서는 관광객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한라산 하나만 놓고 본다면 득(得)보다 실(失)이 많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지 않아도 한라산은 지난 10여 년 동안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으며 훼손지 복구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이제 겨우 원상회복의 기미가 보이고 있는 터인데 이렇게 많은 등반객들이 다시 몰려들어서는 환경 회생의 싹마저 짓밟히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한라산은 화산암류의 특성이 있어 점착성이 적은 토양인데다가 많은 등반객들의 발길에 눌리는 답압(踏壓) 현상으로 인해 자라던 식생이 사라지면서 황폐화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등반객이 늘어나는 것이 그렇게 반가운 현상이 아님은 분명하다.
한라산을 보호하고 더 이상의 파괴를 막기 위해서는 선진국처럼 등반객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등반로 이용을 제한하는 등반로 자연휴식년제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한라산을 사람 공해로부터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이 다각도로 검토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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