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대방어 400마리 2014년 절반 수준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한창 잡혀야 할 방어가 자취를 감추면서 조업 부진으로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8일 제주도 연근해 어선어업 동향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방어 위판량과 위판액은 2013년 561t· 25억9000만원에서 2014년 748t·26억1900만원으로 늘어났다가 지난해 200t·16억8300만원으로 급감했다.
게다가 올 들어서도 지난 9월 말까지 139t·9억3900만원을 기록하는 등 어획량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실제 최근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잡히는 대방어(4kg 이상)는 하루 평균 300~400마리로, 이는 2014년의 어획량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처럼 방어 어획량이 감소한 것은 최근 지구 온난화로 해수온이 상승하면서 남하 시기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온대성 어류인 방어는 수온과 먹이를 따라 여름철에는 동해까지 이동했다가 10월이 되면 14도 안팎의 수온을 유지하는 제주도 부근 해역으로 내려와 어장을 형성하던 것이 일반적이었다.
여기에 올해도 어김없이 방어 주산지인 마라도 인근 해상에 상어가 떼를 지어 몰려드는 것도 어장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획량이 크게 줄어드면서 최근 모슬포수협에서는 대방어 1마리 당 5만7000원 수준에서 위판되고 있다.
지난해 비슷한 기간 위판액인 9만8000원 보다 낮은 데다 어획량 자체가 줄다 보니 어민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방어 조업에 주력하던 어선 중 상당수가 다른 조업에 나서는가 하면 조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어민 강모(58)씨는 “본격적인 방어철이 시작됐지만 방어가 낚이지 않는다”며 “고기가 안 잡히다 보니 선원 일당은커녕 기름 값도 건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방어가 강원도에 자리를 잡고 어군을 형성하면서 강원도 해역 어획량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방어 주산지가 북상함에 따라 유통업계도 구매처를 변경하고 있다.
모슬포수협 관계자는 “제주 부근 해역으로 내려오는 방어가 바닷물이 따뜻해지자 강원도 해역에 어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강원도에서는 어획량이 많아 대방어 1마리 당 4만5000원 수준에서 위판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