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것 봐라 까불고 있네.”
지난 1일 오후 3시께 향토방어 작전 수행 능력 배양을 위한 ‘동원미참가자훈련’이 진행 중인 제주시 예비군 훈련장 내 교육장. 한 무리의 예비군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적발돼 반납을 요구하는 교관에게 휴대전화를 주지 않고 비아냥대고 놀려댔다. 이들은 버티다가 “휴대전화를 반납하지 않으면 강제 퇴소 당한다”는 교관의 말에 끝내 휴대전화를 건네줬지만, 끝까지 교관에게 손가락질하고 욕설을 해대며 웃었다.
예비군들의 행동이 도를 넘고 있다. 향토예비군설치법, 예비군 교육 훈련에 관한 훈령 등에 따라 부대 안에서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고, 복장 위반‧교육 기피 또는 방해 행위‧방뇨 등을 할 수 없지만, 이러한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도 교관들과 지휘관들이 수시로 이러한 내용을 예비군에게 안내했지만, 일부 예비군들이 군복이 아닌 옷을 입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등 막무가내였다.
2일 오후 5시께 훈련이 종료된 훈련장 곳곳에는 점심에 예비군들에게 지급된 도시락에서 나온 쓰레기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현역들이 돌아다니며 일일이 청소했다. 심지어 훈련 기간 내내 화장실이 아닌 곳에서 소변을 보거나 흡연장이 아닌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예비군들도 심심찮게 있었다. 한 예비군 부대 관계자는 “부대 안에서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심지어 술 마시고 온 사람도 봤다”고 했다.
이처럼 예비군들의 도 넘는 행동에 같은 예비군들 사이에서도 푸념이 나온다. 이번 훈련에 참여한 한 예비군은 “비흡연자 옆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수업 중에 코를 골며 자는 등 일부 예비군들의 꼴불견 때문에 정신적 피로감이 상당하다”며 “사람들이 여기(예비군 훈련장)만 오면 남 배려를 잘 안 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