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의 제자 성추행 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교육청이 ‘제 식구 감싸기’식 행태에 연연하는 안이(安易)한 인식을 보이며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최근 서귀포시 A중학교에서 모 교사가 여학생 6명에게 과도한 신체접촉 및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제주시 B고등학교에서도 교사가 여학생을 성희롱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해당 교사는 이전에도 기간제 교사를 포함 여교사 2명을 성추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25일엔 도내 모 고등학교 교사가 실습 중에 여학생 3명에게 과도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 여학생들은 지난 1학기부터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진술했다. 일과성(一過性)이 아니라 상습적 성추행이라는 뜻이다.
이 같은 연속적인 성 피해 신고에도 불구하고 도교육청이 사건 축소에만 급급하는 태도를 보여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예컨대 A중학교의 경우 경찰이 당초 밝힌 피해 학생은 6명이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1명이라고 발표했다가 다시 6명으로 정정하는 촌극(寸劇)을 연출했다.
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성추행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졌을 뿐, 이를 기강해이(紀綱解弛) 차원으로 볼 수 없고 시각의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이 학교 내 성추행 문제를 어떤 인식으로 대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성(性)범죄, 특히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원의 성범죄는 무관용(無寬容)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성범죄와 관련 교육공무원 징계양정은 최근 들어 대폭 강화됐다. 올 들어 도내에서 성추행으로 모 초등학교 교장이 해임되고, 사립학교 모 교사가 파면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럼에도 교단 내 성범죄가 그치지 않는 것은, 그간의 잘못된 ‘관행’을 벗어나지 못한 개인적 일탈(逸脫)에다 도교육청의 감싸기식 행태가 중요한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이제 교육계도 시대변화에 발맞춰 더욱 새롭게 변모해야 한다. 과거에 얽매인 ‘순간의 행동’이 힘겹게 일궈온 스스로의 인생마저 허물기에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