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용량 17년전 그대로

“처리 용량이 한계치에 달하고 있다.”
25일 오전 10시께 제주하수처리장 시설 담당 직원이 지난밤 수위계 오작동으로 오수가 넘쳐 바닥이 지저분해진 유입펌프장 기계실에서 나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직원은 “현재 하수처리장(13만t)의 적정 용량이 9만t인데, 최근 3년간 12만5000t까지 오수가 들어오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태풍이 오거나 정전이 됐을 때 빼고는 어제와 같은 사고는 잘 발생하지 않는데 많은 양의 오수가 갑자기 유입돼 오수량을 조절하는 수위계가 작동을 멈춘 거 같다”고 했다.
최근 몇 년간 제주 지역 체류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제주하수종말처리장의 처리 능력이 힘에 부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하수처리장은 과거 북군 지역을 제외한 제주시 삼양동, 외도동 등 18개동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제주시의 인구는 48만 명으로 매월 꾸준히 1000여 명씩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평균 하수 처리 용량도 2014년 11만6208t, 2015년 11만7137t, 올해 11만9678t으로 적정처리량을 넘어섰다.
상황이 이렇지만 현재 제주하수처리장은 1999년 12월 완공 때의 13만t에 머무는 실정이다. 그 당시 제주시(북군 포함) 인구수가 37만 명인 것과 비교하면 처리 용량이 한참이나 부족한 것이다. 이렇다 보니 지난밤의 사고와 최근 오염수 무단 방출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생물학적 산소요구량, 총질소량 등 환경 기준을 초과해 바다로 하수가 방류된 날은 197일에 달했다.
현우범 제주도의회 의원은 “처리용량 한계로 여러 환경 문제와 어민, 상인 피해들이 속출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하수처리장 증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민과 주민들의 피해도 조사해서 행정에서 그것에 맞게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