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진동에 주민 불편…“사고 원인 규명중”

“오수가 호텔 앞으로 콸콸 흘러가는데 황당하더라고요.”
25일 오전 11시께 제주시 도두2동 제주하수종말처리장 바로 옆에 있는 A 호텔 직원 한갑식(50)씨가 얼굴을 붉히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오후 9시30분께 하수처리장에 들어오는 오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위계 등 기기 오작동으로 2~30분가량 오수가 넘쳐 인근 마을과 하천으로 흘러갔다. 한씨는 “때마침 중국인 단체 손님들이 버스에서 내리고 있었는데 손님들이 오수를 보고는 냄새난다고 항의하고 난리였다”고 토로했다.
최근 오염수를 바다로 무단 방류해 논란이 인 제주하수처리장에서 또다시 한밤에 악취가 나는 오염수가 쏟아져 나와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하수처리장 인근 해안도로에서 중국요리식당을 운영하는 곡명인(40)씨는 “가게를 마치고 뒷정리를 하는데 갑자기 악취가 심하게 났다”며 “밖으로 나와 보니 도로 위에 하수처리장에서 나온 오수가 차가 지나가면 튀길 정도로 흐르고 있었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날 기자가 직접 현장을 둘러본 결과 하수처리장 배출구로부터 50m 떨어진 용두암 방면 해안도로까지 오수 찌꺼기가 흩어져 있는 등 오염수가 흐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비가 내리는 중에도 악취가 났다. 더욱이 인근 사수천을 따라 하수처리장으로부터 불과 60m 떨어진 바다 턱밑까지 오수가 흘렀다. 바다와 불과 3m 정도 떨어진 웅덩이에 오수 찌꺼기들이 돌에 막혀 쌓여 있었다.
도두동 어촌계 관계자는 “매번 하수처리장에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도두동에서 나오는 해산물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지고 있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제주하수종말처리장 관계자는 사고에 대해 “수위계 등 기기 오작동으로 100t가량 오수가 넘쳐 인근으로 흘러간 것 같다”며 “사고 발생 이후 직원 20여명을 동원해 밤새 오수를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확인 중에 있으며 조사를 거쳐 문제점이 발견되면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