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레기·교통·안전 등 3가지 문제
시민 협조 속 근본적 해결책 모색
제주시가 인구 50만명 시대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말 48만명을 돌파했다. 전국 222개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는 24개밖에 없다는 점에서 제주시의 규모를 알 수 있다.
그동안 제주시는 인구와 재정, 경제 규모 등 많은 외형적 성장과 변화가 있었다. 그에 비례하여 도시화에 따른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제주시정의 최우선 당면과제는 쓰레기와 교통·안전 등 3가지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인구와 관광객 증가, 건축경기 붐 등으로 클린하우스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봉개에 소재한 매립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2018년 6월 동복리에 매립장이 들어서기 전까지 견뎌야 한다.
소각장은 설비노후화 등으로 1일 용량 220t 가운데 처리 못하는 90t을 매일 야적하고 있다.
가정·숙박시설·음식점 등에서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시민대표로 구성된 쓰레기 줄이기 100인위원회모임에서는 지난 3개월여 활동을 통해 △쓰레기 버리는 것을 어렵고 불편하게 하고 △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와 관련, 폐기물관리조례도 지난주 도의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이제 쓰레기 배출시간이 6시부터 12시까지 엄격히 제한된다. 요일별 배출제도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둘째는 교통문제다. 제주시 어느 곳에서도 차를 세울 곳이 마땅치 않다. 인구보다 자동차가 더 빨리 증가하고 있다. 제주시 인구는 하루 37명, 자동차는 71대 증가하고 있다. 차량은 제주도 전체적으로 46만대, 제주시는 35만대가 등록돼 있다. 자동차를 줄로 세울 경우 제주도 일주도로의 10배 수준인 2000㎞를 넘는다.
내년 1월1일부터 차고지증명제를 1600㏄이상까지 확대 시행된다. 신규 변경 등록하는 차량의 경우 차고지가 없으면 등록이 제한된다. 현재 시행중인 대형차량 차고지증명제는 2000㏄이상의 95% 가량인 1만여대가 차고지를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대중교통과 주차장도 대폭 확충된다. 대중교통은 제주도의 ‘고고씽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 도내 4곳의 거점에 환승센터를 신설하고, 준공영제를 도입하여 버스노선을 대폭 확대하고, 버스 우선차로제를 시행하여 대중교통이 시민의 발 역할을 제대로 하게끔 해 나갈 방침이다.
복층주차시설 등 공영주차장도 확대 공급하고 자기차고지를 시설하는 경우 보조율도 90%로 확대한다. 공한지주차장을 기존의 5년 이상에서 1년 이상으로 완화하여 사설주차장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시민들의 협조를 통해 ‘차 없는 거리’도 확대한다.
마지막으로 안전이다. 대형 태풍과 가뭄·지진 등 이상기후에 대비해야 한다. 지난 5일 새벽 제주를 강타한 태풍 ‘차바’는 시간당 강우량 173㎜, 초속 50m의 강풍을 동반해 제주시내 곳곳에 큰 상처를 주고 떠났다. 단 1시간이었지만, 시간당 강우량은 나리태풍 때보다 더 강력했다.
태풍 차바는 도심을 흐르는 하천인 한천과 산지천의 저류시설의 구조적 불안정성, 그리고 도심 복개구조물들의 안전에 대한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주었다. 10월 5일 새벽 3시에서 4시까지 1시간 동안 한천복개구조물 위에 주차된 차량 55대가 쓸려가고, 산지천 남수각은 다행히 만조시간대와 겹치지 않아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앞으로 수퍼태풍의 빈도 증가, 시간당 강우량·만조시간대 등을 감안한 치수대책, 복개구조물 안전 진단 등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지역주민들과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
인구 50만을 바라보는 제주시민의 행복은 이들 과제를 얼마나 슬기롭게 풀어가느냐가 중요하다. 치수는 곧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했듯이 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법을 우리는 터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