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광이불요’의 아름다운 동행
청소년과 ‘광이불요’의 아름다운 동행
  • 정성중
  • 승인 201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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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탓’ 더불어 사는 사회 걸림돌
역지사지 청소년 눈높이로 보자

꿈과 끼를 발산하며 미래의 희망을 추구하는 우리 청소년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 중에는 아직도 소외받고 더불어 살아가지 못하는 어려운 청소년들이 있는 게 현실이다. 또한 자신의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즉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부정적인 사고의 경향도 일부 남아 있는 것 같다.

독목불성림(獨木不成林)이라는 말이 있다.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홀로 선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는 남의 도움 없이 혼자서는 일을 이루기가 어렵다는 것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한 문구가 의미 있게 다가온다. 그런데도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종종 잊어버리고 다른 사람 즉 ‘○○탓(fault)’을 하는 것은 아닌지 필자 스스로 반성해 본다.

‘잘되면 내 탓, 잘못되면 남의 탓’이란 잘못된 의식은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 같다. 성공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례는 기존의 지나친 경쟁구조로 인해 청소년들의 가치관까지 왜곡시켰던 게 사실이다.

더욱이 다른 사람들의 작은 과오도 용서에는 인색하지만, 자신의 큰 과오는 실수인양 가볍게 용서받으려는 경향은 없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청소년들에게 남을 위한 배려와 나눔의 정신을 갖추게 할 필요가 있다. 인간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반드시 남을 이겨야 한다’는 논리는 무리이고, 소외된 사람들은 제외되고 역량이 강한 사람들만 행복을 독식해서도 안 될 것이다.

우리가 희망이 있는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갑(甲)과 을(乙)의 주종(主從) 관계를 떠나 모두 손잡고 동행해야 가능할 것이다. 동행이 이뤄지려면 배려, 용서와 더불어 사랑하는 마음도 샘물처럼 솟아나야 하지 않을까 한다.먼저 불우한 이웃을 돌보면서 공정과 평등을 허물어지게 해서도 안 될 것이다. 물론 상대방과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각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과정 속에서 대립과 반목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이런 현상은 상대방 입장에 서서보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다.

모두 ‘내 탓’이라는 아름다운 배려의 마음으로 타인을 위한 선(善)을 베풀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는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선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인에 대한 태도의 가장 근본적인 원칙으로 자신에게는 엄격하되, 타인에게는 관대할 필요가 있다. 나 자신은 반듯하지만, 남에게 그 반듯함을 강요하지도 말아야 하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자신은 빛나지만, 그 빛으로 남의 눈을 멀게 하거나 위축되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노자의 도덕경 58장 마지막 부분에 아래와 같이 광이불요(光而不耀)라는 말이 나온다. ‘是以聖人 方而不割(시이성인 방이불할·그러므로 성인은 반듯해도 해를 끼치지 않고) 廉而不 (염이불귀·청렴하나 상처를 주지 않으며) 直而不肆(직이불사·바르지만 건방지지 않고) 光而不耀(빛이 나더라도 내비치지 않는다)’가 그것이다.

‘광이불요’는 현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을 비롯한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고 실천해야 할 도덕적인 덕목이라 생각한다. 빛을 발하되, 다른 사람이 기죽지 않게 자신이 가진 빛을 줄여 주변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청소년들에게 행동을 강요만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조도를 조절하는 아름다운 문화가 정착된다면, 배려와 협력으로 동행하는 교육이 실현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 청소년들을 비롯한 우리 모두는 남을 위한 배려·사랑·인정·평등·행복·동행·소통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청소년들과 광이불요의 아름다운 동행을 소중하게 느끼는 풍성한 만추의 계절 한가운데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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