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장애는 정황 부족

검찰이 ‘성당 여신도 피습 살해 사건’ 피의자인 중국인 관광객 첸궈레이(50)의 살해 고의성을 인정, 구속 기소했다.
제주지방검찰청은 故 김성현(61·여)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인 첸궈레이를 12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첸궈레이는 지난달 17일 오전 8시50분쯤 제주시 연동의 한 성당에 침입, 미리 준비한 흉기로 기도 중이던 김씨의 가슴 등을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에서 첸궈레이는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수사과정에서 부검결과 등을 토대로 추궁하자 살인의 고의성을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조사에서 첸궈레이는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첸궈레이가 두 번의 파혼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에서 현실에 대한 불만과 이탈욕구가 범행 동기가 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첸궈레이가 ‘누가 머리에 칩을 심었다’는 등의 ‘망상장애’ 증상을 보인 것과 관련, 검찰은 “일상적인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한 점에 비춰 심신상실상태로 보이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정신과 전문의 자문 결과에서도 첸궈레이가 ‘망상장애’ 등으로 확진 판정을 받을 만한 정황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검찰은 첸궈레이가 입국 사흘 만에 흉기를 구입하고 종교시설을 돌아다니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점 등에 비춰, 살인 의도를 가진 ‘계획적인 범행’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지검은 외국인 범죄에 대비해 전담검사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리고, 주요 사건에 대해서는 부장검사를 주임검사로 지정해 즉각 대응하기로 했다. 원활한 수사를 위해 중국어 전문 통역원 5명을 추가 위촉하고, 피해자에 대한 지원책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