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와 죽은 자의 대화 통로 ‘제주 굿’”
“산자와 죽은 자의 대화 통로 ‘제주 굿’”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6.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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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화연구소 8일 벤처마루서 제주미학 세미나 개최

쉽게 표현되지 않는 한국인의 정서를 제주에서는 굿을 통해 표현해왔다. 제주에서의 굿은 산 자와 죽은 자의 대화의 통로이며, 제주 사람만이 지니는 인정과 제주 정신의 토대가 돼 왔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제주신화연구소 문무병 소장은 지난 8일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2016년 제주미학 세미나에서 ‘한국미의 범주로서의 한-제주 <큰굿>에 나타난 제주인의 미의식’을 주제로 발표한 기조강연에서 ‘한’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한국인의 감정을 꼭 ‘절인 배추’ 같다고 했다. 맺혀서 영그는 한국인의 한을 ‘삭임의 미(美)’로 표현할 수 있듯 쉽게 표현되지 않는 한국인의 정서를 오랜 시간 동안 숙성돼야만 진가가 나타나는 ‘절인 배추’에 비유한 것이다.

특히 제주의 경우 서양 예술이 들어오기 전 억울함과 저항 등을 모두 굿으로만 해소했던 만큼 제주굿은 제주민중예술의 원천이며 실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소장은 “굿은 내용면에서 ‘맺힘과 풂의 연쇄’”라며 “산자와 죽은 자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교감은 과거의 오해를 풀고 현재를 이어주는 역사적 만남과 소통이라는 굿법의 이치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 사람들은 굿을 통해 울고, 눈물을 통해 과거를 정리했다”면서 “죽은 사람을 대신해 많은 눈물을 흘리고 한을 풀어야 마음에 맺힌 한을 푼다고 믿었기 때문에 제주굿에는 눈물이 많은 것”이라고 역사적 해원인 눈물의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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