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미국에서의 추억
잊지 못할 미국에서의 추억
  • 제주타임스
  • 승인 2005.0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에 온 이튿날 크리스틴과 크리스틴의 친구 한 명과 샌타로사 플라자에 갔다. 한국은 빌딩이 높은 대신 좁은 형태인데 그 곳은 2층밖에 되지 않는 대신 몹시 넓었다. 점심때가 되자 한국학생들을 환영하는 바비큐 파티가 열리는 집에 갔는데 집이 너무 크고 아름다워서 궁전 같았는데 내가 이런 집에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미국에 온지 3일째 되는 날부터는 원어민 선생님이 가르치는 영어 수업이 있었다. 영어 수업을 마친 후 먹는 점심은 대개 미국 음식이었는데 잘 먹을 수 있을 것처럼 보여도 막상 먹어보니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 것도 많아 한국이 그립기도 하였다.

중간에 다른 미국 가정으로 옮겨갔는데 그 집의 딸인 애슐리와 주인 아줌마 자넷 그리고 척 아저씨와 금방 친해졌다. 애슐리 집에는 개가 2마리가 있었는데 한국의 여느 가정과 달리 미국 사람들은 절대로 개를 발로 차거나 집 밖으로 내쫓지 않는 모습에서 미국 사람들이 얼마나 동물을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매일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시작했던 미국에서의 생활은 8시까지 학교에 가야 하는 한국에서의 생활과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 습하지 않은 날씨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친절한 미국인들과 여유로운 나날들은 미국에서 계속 머물고 싶게 만들었다. 한국에서 한번도 타 본 적이 없는 아이스 스케이트를 탈 때는 어린 아이가 된 것처럼 정말 신나서 나중에는 스케이트장을 떠나기 싫을 정도였다.

무엇보다도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샌타로사 시청에 가서 우리들을 소개하고 제주를 알렸던 시 위원회와의 만남이었다. 시 위원회뿐만 아니라 객석에 앉았던 관중들 앞에서 말하려고 하니 몹시 떨렸지만 내가 제주를 알리는 민간외교관이라는 생각을 갖고 제주에 방문해줄 것을 말하기도 하였다. 비록 짧은 연설이었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나의 영어로 제주를 알릴 수 있었다는 것에 매우 자랑스러웠다.
 그밖에 힙합 댄스를 배우거나 버클리나 스탠포드 같은 대학교들을 갔다온 경험은 평생 간직할 소중한 기억이었다. 특히 스탠포드 대학교를 보고 난 후에는 스탠포드 대학교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만큼 아름다운 캠퍼스의 전경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홈스테이 식구들과의 즐거웠던 경험들도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 중의 하나였다.

 생전 처음 먹어 보는 멕시코 음식도 새로웠고 우리네 시골 장터 같은 샌타로사 페어나 애슐리의 친구들과의 만남도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10일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내 영어 실력이 호전되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샌타로사에서의 10일 동안 얻었던 것 중의 가장 값진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와 그들과의 우정이었다. 그들의 언어인 영어를 직접 쓸 수 있었고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의 문화를 피부로 접할 수 있었다. 처음엔 미국 문화가 다소 낯설게 느껴졌지만 적응하면 할수록 다른 문화를 알아 가는 참 기쁨을 느꼈다. 나라가 넓어서 그런지 미국인들의 생활방식도 굉장히 통이 컸다. 음식점에 가면 항상 1인분이 한국보다 훨씬 많이 나와서 다 먹느라 진땀을 빼었다. 또한 내가 갖고 있었던 미국인들에 대한 선입견과는 달리 미국인들의 개인만이 아닌 남을 배려하는 자세도 배울 만한 것이었다.

언제 어디서나 고맙습니다와 미안합니다, 그리고 “실례합니다.”를 달고 사는 그들의 행동 덕분에 나도 덩달아 이 말들을 여행 중에 얼마나 많이 썼는지 모른다.
 샌타로사에서의 즐거웠던 10일이 끝나고 홈스테이 가정을 떠날 시간이 되자 너무 슬프고 아쉬웠다. 나와 친구들이 정성을 모아 작은 선물들을 주었고 홈스테이 가족에게서도 기대하지 못한 값진 선물을 받았다. 그들이 우리에게 쏟았던 정성은 평생 잊지 못할 나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박 보 미<제주동여중 3학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