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프트웨어 생활이자 ‘경쟁력’
내년부터 전교생 ‘SW교육’ 실시
우리 신체에서 중요하지 않은 부위가 없지만 가장 중요한 게 머리다. 다리가 부러지거나 팔이 없어도 불편하지만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머리를 다치면 멀쩡한 신체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사람의 ‘능력’이 머리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 IT시대엔 생활 속에서도 소프트웨어(SW)가 절대적이다. 각종 게임을 시작으로 스마트폰·SNS·TV·자동차·지하철·엘리베이터 등 온갖 곳에서 적용된다. 이제 소프트웨어가 없는 생활은 상상 불가이고, 소프트웨어가 경쟁력인 세상이다.
최근 소프트웨어가 지구촌 산업에 심상치 않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인문·사회·공학·예술·스포츠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소프트웨어와의 융합 시도가 그것이다.
나날이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인공지능·클라우드·빅데이터·비티코인·생체보안기술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바로 소프트웨어다. 미래 산업사회 기반기술은 지금처럼 용접이나 ‘손동작’이 아니라 ‘코딩’을 해야 구현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초 미국의 소프트웨어 교육에 4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영국도 유치원(만 5세)에서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추진한다. 인도와 중국도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할 예정이고, 우리나라도 2018년부터 전국의 중고등학교를 시작으로 2019년에는 초등학교까지 확대한다.
여기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란 △간단한 알고리즘을 배우고 △ 코딩 교육을 통해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컴퓨터 사고에 기반해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의 기성세대들은 소프트웨어 소비자로 살았지만, 앞으로의 세대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여러 가지를 창조하는 크리에이터가 된다.
예를 들어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때, 기성세대들은 목적지를 설정하고 시작 버튼만 누르면 된다. 그리고는 “참, 편리한 세상이다”라는 감탄으로 끝났다. 그러나 내비게이션 알고리즘에는 수많은 문제 해결을 위한 절차가 시간 순서에 따라 나열돼있다. 마치 접혀있는 부챗살 같다. 이 부채를 펼쳐서 내비게이션의 문제 해결 방법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소프트웨어 교육이다.
그런데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소프트웨어 코딩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때문에 정부는 2015년 8개 대학, 2016년 6개 대학 등 14개 대학을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으로 선정, 지원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이란 기업이 원하는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교육체계와 커리큘럼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핵심 분야의 고급인재를 길러내는 대학을 말한다.
제주국제대학교는 어떤 비전과 교육으로 학생들에게 경쟁력 있는 미래를 안겨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 왔다. 제한된 여건과 역량이지만 학생들에겐 재미와 보람을, 학교엔 신바람을 불러 넣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대중음악·영화연극 등 실용예술학부와 부동산행정·금융기술 등 새로운 학과 신설도 그런 맥락이다.
그리고 또 다른 ‘답’을 찾았다.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이다. 재정이나 시설 등 열악한 여건에서 학생들의 취업이나 창업능력을 단기간에 확충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여겨진다. 또한 코딩기술뿐만 아니라 영어·중국어·일어 등 실전 외국어까지 구비하면 고소득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이런 계획은 전국 선두그룹 대학에 비해서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제주지역에서는 가장 앞선 셈이다. 또 우리 대학은 규모가 작아 순발력이 좋다는 강점도 있다.
제주국제대는 따라서 내년부터 컴퓨터 전공 여부에 관계없이 전 학과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한다. ‘작지만 가장 아름다운 대학’이 ‘작지만 강한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으로 거듭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