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어린이집과 학교 시설물 상당수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한다. 환경부는 지난 2년간 전국의 430㎡ 규모 이상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유해물질 시범조사를 벌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어린이들의 활동공간에서도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이 대량 검출됐다.
제주지역 조사대상 139개 어린이집 가운데 43%인 60곳에서 KS기준치를 초과하는 납이 나왔다. 카드뮴과 6가크롬이 초과 검출된 곳도 각각 37곳(27%), 23곳(17%)으로 나타났다.
제주시 연동의 A어린이집의 경우 문틀에서 KS기준을 무려 652배 상회하는 6가크롬(1만6300mg/kg)이 검출됐다. 이곳에서는 기준치의 261배가 넘는 납(2만3500mg/kg)도 확인됐다. 노형동 B어린이집 벽 페인트에서는 KS기준의 468배에 달하는 6가크롬(1만1700mg/kg)과 239배가 넘는 납(2만1500mg/kg)이 나왔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유치원의 경우 조사대상 82곳 중 41곳(50%)에서 납이 기준치를 넘게 나왔고, 카드뮴과 6가크롬 초과 시설도 각각 24곳(29%), 25곳(30%)인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교는 조사대상 100개교 가운데 32곳에서 납이, 23곳에서 6가크롬이, 20곳에서 카드뮴이 각각 기준치를 넘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학교 운동장 우레탄트랙 중금속 검출보다 더 충격적이다. 조사 대상이 어린이들이 장시간 활동하는 실내공간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유해물질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봐야 한다.
각종 시설에서 잇따라 유해물질이 검출되면서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줄고 있다. 어른들의 책임이다. 겉만 번지르하게 할 뿐 시설 재료의 안전성은 도외시 했다. 당국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감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 어린이집 등의 규모와 관계없이 시설 유해물질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