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고집’에 외면받는 학생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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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6.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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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탄 트랙 교체비 81억 확보 예정 불구 배분 계획 미정
제주도교육청, 의원들 등쌀에 친환경 방침 사실상 철회
▲ 제주도교육청이 도의원들의 등쌀에 유해물질이 검출된 우레탄 트랙을 친환경 소재로 교체하겠다던 기존의 방침을 철회했다.

유해물질이 검출된 우레탄 트랙을 친환경 소재로 교체하겠다던 제주도교육청이 도의원들의 등쌀에 사실상 방침을 철회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하겠다더니 입장 공표 한 달여 만에 꼬리를 내린 셈이다. 뚝심 없는 행보에 비판이 뒤따른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28일 2016년도 2차 추경예산안 편성 안을 발표하면서 우레탄 교체에 71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1차 추경에 편성된 10억 원까지 합하면 우레탄 교체 예산은 총 81억원이 확보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그러나 현재까지 우레탄 교체와 관련한 예산 배분 계획에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앞선 전수조사에서 172개교 중 96개교에서 기준치가 넘는 유해물질이 검출되자 지난 7월, 2년에 걸쳐 해당 트랙을 전부 교체하겠다는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수요조사에 들어갔다.

그러던 중 8월, 도교육청은 유해물질 검사 기준이 강화되면 차후 다시 유해물질이 검출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친환경 소재로 교체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따라 진행된 2차 수요조사에서는 96개교 중 70여개교가 천연잔디와 마사토 등의 친환경 소재를 선택했다.

하지만 최근 도의회 교육위 업무보고에서 김황국, 강시백, 김광수 등 일부 의원들이 촉박한 일정으로 이뤄진 2차 수요조사에 문제를 제기하며 일부는 재조사를, 일부는 우레탄 재설치 등 방향 선회를 주문하자 도교육청은 지난 중순께 해당 학교들에 3차 수요조사지를 발송했다.

도교육청은 의회 지적 사항을 보완해 트랙 모형 장단점이 기술된 자료를 첨부하고 마감 기일을 넉넉히 잡아 3차 조사를 진행하는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교육청 해당 부서 관계자들은 28일 모 의원과 세종시를 찾는 등 인조 트랙이 설치된 도외 학교들을 여러 곳 방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3차 조사는 (친환경 수요가 많았던)2차 조사 때와 다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다”며 사실상 기존 방침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인정했다.

한 학교 관계자는 “부득불 인조 우레탄 재포설을 주장하는 의원들도 이해가 안 가고, 중심을 잡지 못 하는 도교육청도 믿음이 안 간다”며 “현재 우리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나 체육 특기생 학부모가 아닌 일반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합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3차 수요조사 마감은 10월 9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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