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분명 매미소리가 들렸던 것 같은데 어느새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면 분명 가을이 온 것 같다. 지난여름 무더위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보를 남발하던 기상청을 원망할 만큼 더워도 너무 더웠다. 슈퍼컴퓨터를 갖춘 기상청 역시 150년 만에 온 폭염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좀처럼 물러날 기세가 안보이던 더위는 어느덧 꺾이고 가을은 소리 없이 다가와 시인과 소설가에게는 글을 쓰게 하고, 화가는 그림을, 음악가는 노래를 부르게 만든다.
그야말로 예술가들에게는 눈코뜰새 없이 바쁜 계절이 찾아 온 것이다.
예향의 도시 서귀포시도 가을을 맞아 열리는 문화예술축제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귀포시의 대표적인 축제라 할 수 있는 서귀포칠십리축제가‘느영나영 모다들엉 지꺼지게’라는 주제로 이달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자구리 공원 및 칠십리 음식특화거리 일원에서 열린다. 이와 함께 칠십리 축제 전야제 행사로 남극노인성제 봉행과 공연, 그리고 남극노인성 영인본전시회와 체험관이 탐라문화제 기간 동안 운영된다. 이외에도 서귀포시 최초로 등단한 故 김광협 시인의 문학혼을 기려 제정된 제1회 김광협 문학상 시상식과 추모제, 시낭송대회, 제19회 이중섭예술제, 한글날 기념 수필문학축제가 개최된다. 또,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는 미술전시회, 음악회, 창작 발표회, 정기연주회, 연극공연, 문화가 있는 날 행사 등 그야말로 다양한 문화예술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모든 지역문화행사나 축제에 있어 성공요인을 꼽으라면 날씨와 참여자, 그리고 완벽한 진행을 들 수 있다. 이 세 요소가 만나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성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며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때 그 문화행사나 축제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가을은 가을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찾아오며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할 것이다.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깊어가는 가을이다. 이 가을 서귀포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문화행사에 모두가 참여해 문화예술축제의 흥과 정취에 흠뻑 취해 보기를 정중히 권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