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용액 2조3000억원…쇼핑 수요 면세점·대형마트 쏠려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도내 전체 신용카드 사용금액의 절반에 가까운 2조3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소비는 면세점과 렌터카 업체들이 많은 제주시 용담2동, 연동,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가 있는 색달동 지역에 집중됐다.
다만 가맹점 매출액을 본사에서 누적 집계하는 등 업체별 집계방식에 따라 실제로 카드를 사용한 지역과 카드 사용액이 집계되는 지역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실제 지출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27일 ‘카드사 빅데이터를 이용한 제주 관광객의 소비특성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월 제주도와 신한카드 간 체결한 ‘빅데이터 활용 상호협력 업무협약’에 따라 신한카드사가 제공한 기초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다.
우선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의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도내 전체 신용카드 사용금액의 46.5%인 2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내국인 사용금액은 1조7000억원, 외국인은 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관광객의 카드 사용금액 중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내국인이 45.3%, 외국인 56.2%였다. 쇼핑소비 중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내국인은 48.3%, 외국인은 34.3%의 비중을 차지했다. 대형마트 등 할인점과 쇼핑몰인 경우 외국인 소비가 연평균 76.0%에 달할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
관광객의 카드사용금액은 2012년 1조3000억원, 2013년 1조5000억원, 2014년 1조9000억원 등으로 연평균 20.7%의 높은 증가추세를 보였다.
다만 건당 결제금액은 빠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관광객의 건당 결제금액은 2012년 6만1000원에서 올해 1분기 4만5000원으로 크게 줄었다. 전국 평균(4만7000원)도 밑돌았다. 외국인 관광객도 같은 기간 22만1000원에서 14만6000원으로 뚝 떨어졌다.
이 같은 건당 결제금액 감소는 개별관광객이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방문 관광객중 개별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76.9%에서 지난해 95.6%로 급증했다. 특히 교통, 숙박, 체험, 음식, 쇼핑 등 모든 부문에서 줄었지만, 숙박비 결제금액이 크게 줄었다. 특급호텔에 비해 저가 숙소 이용을 선호하며 결제금액이 소액화되는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관광객의 소비지역은 내국인은 제주시 용담2동(24.9%), 연동(6.4%), 외국인 관광객은 연동(27.2%), 서귀포시 색달동(23.1%)에 집중됐다.
제주시 용담2동과 연동, 서귀포시 색달동에 집중됐다. 제주국제공항이 입지한 용담2동은 내국인 관광객의 면세점 이용과 렌터카 이용이 활발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 지역에서 발생한 소비 중 79.1%가 면세점, 5.9%가 렌터카였다.
연동은 시내면세점 바오젠거리 등 쇼핑업체와 식당, 숙박업소가 밀집된 영향이 컸다.
서귀포시 색달동은 특급호텔이 밀집해 있고 제주관광사가 운영하는 면세점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