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그 바람의 울림!’에는 가슴 뛰는 감동이 있다. 제주국제관악제. 지난 1995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열 돌을 맞은 이 축제는 오늘 막이 올라 오는 20일까지 9일 동안 온 섬을 금빛 선율로 물결치게 할 것이다.
말이 열 돌이지, 이름난 음악인이 나선 것도 아니고 지방자치단체나 또는 돈 많은 기업 등 거대 단체나 자본의 문화 사업도 아닌, 20대에서 80대까지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제주 토종 음악인들이 지난 10년간 땀 흘려 이룬 성과라는 데서 그 의미는 각별한 것이다.
사실 지방분권이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에도 문화예술의 서울 편중이나 중앙집권적 현상은 여전하다. 문화예술의 향수(享受)라는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제주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도 제주국제관악제는 도민들에게 다시없는 문화 향수의 기회를 제공하고 도민들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이벤트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
특히 10주년을 맞아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올해는 국내외 우수 관악단은 물론 유명 관악인들을 초청해 연주와 관악캠프를 마련함으로써 축제의 전문성도 높였다고 하니 어느 해보다 풍성한 ‘바람의 울림’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이 관악제는 야외연주가 용이한 관악의 특성과 함께 ‘평화의 섬, 제주’의 이미지와 여름철 낭만이 조화를 이루면서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음악축제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제주의 대표 축제가 없다 시피한 마당에 ‘가장 성공한 축제’로 평가받는 이 관악제가 제주를 세계에 알리는 대표적 문화관광축제로 올라서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바람은, 바람과 돌과 여자가 많아 삼다도라 불리는 제주의 상징이지만, 바람을 뜻하는 ‘윈드(wind)’에는 바람 뿐 아니라 ‘관악기’라는 뜻도 갖고 있음은 매우 의미 심장하다. 그러니까 ‘바람의 울림’은 바로 ‘관악의 울림’이며 제주는 곧 관악의 고장이라는 말이 된다.
제주국제관악제가 도민은 물론 국내외의 음악 애호가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축제로 승화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