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한경쟁 시대 체질 개선은 필수
농업인 중심농정·창조농업 달성
우리 조상들은 “농업은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이라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했다. 그리고 아직도 농업은 제주인의 삶 그 자체다.
농업시장이 개방된 지도 20년이 지났다. 1995년 도내 인구가 51만9000명에서 2016년 7월 현재 65만4000명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하면 상주인구는 대략 80만명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제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대한 자체 소비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제주농업에도 기회다. 기회는 붙잡고 활용했을 때 주인이 되는 것이다.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남들이 하는 일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농업인 스스로 변하고 주도해 나갈 때, 제주농업은 미래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자유무역협정(FTA) 등 개방화 시대를 맞이하며, 농축산업은 대내외적으로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시장에 직면하게 됐다. 소비자가 세계 각국의 수입농산물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무한 경쟁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개방화 속에서 중앙정부나 제주농정은 농축산업의 경쟁력을 갖추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그때 마다 농가들은 땜질식 처방이니, 숲을 보지 못한다는 등 행정을 탓했다. 이러한 농업 현실이 아쉬울 뿐이다. 그렇다면 제주농업의 길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답은 농심(農心)이다. 농심이라는 말은 원래 ‘이농심행 무불성사(以農心行 無不成事)’, 즉 농심대로 행하면 안 될 일이 없다는 의미로 두 가지로 요약해 보고자 한다.
첫째, 농심은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노력한 만큼 거두는 인과응보의 진리를 이해하는 농민들의 마음이다. 둘째, 곡식이 익으면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겸손한 자세이다. 영농을 통하여 남을 배려하고 장인정신으로 자기 자신을 완성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근면·겸손이라는 농심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농업에 맛을 더하는 농심으로 체질개선을 통한 제주인의 농업을 만들어야 한다.
민선 6기 전반기는 감귤혁신, 농지기능관리 강화 방침 발표 등으로 제주농정 혁신을 시작했다. 충분한 소통과 공감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농가의 입장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민선 6기 후반기 농정방향은 농업인과 함께하는 제주농정을 만드는데 주안점을 두고 싶다.
첫째, 농업인 중심의 농정으로 농업의 신(新)영농문화와 신(新)가치관을 창조하는데 역량을 발휘 하겠다. 농업인 중심으로 농업정책을 함께 만드는 거버넌스를 더욱 강화하겠으며, 차후 설립되는 제주농업회의소가 역할을 담당하고 농정의 새로운 파트너로서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둘째, 농축산물 생산유통의 자율 수급조절 체계를 구축하겠다. 품목별 조직화를 위한 자조금 조성으로 시장교섭력을 강화해 나가겠다. 당근·양배추 등 농산물 조수입 300억원 이상 되는 6대 품목에 대해 매년 1~2품목에 대한 자조금 조성단체를 육성할 것이다. 이미 제주형 자조금 기본지침이 마련됐고, 이달 중으로 농업인 대상 순회설명회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셋째, 안전농축산물 생산기지화 및 품질 고급화에 주력하겠다. 친환경, GAP등 농산물 인증 확대로 안전성을 확보해 나가고, 풋귤 등 친환경농산물 생산단지를 조성하여 국내외 시장과의 차별화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
넷째, 6차 산업 활성화로 창조농업을 추진하도록 하겠다. 제주 농촌지역의 농산물, 유무형 자원의 융복합화를 통하여 농산물의 기능성을 최대한 살리고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할 수 있는 신상품 개발에 주력 하겠다.
제주의 청정과 공존을 최대한 활용하는 미래 지속가능한 농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주의 청정환경, 경관 등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연계하는 소득안정 장치 프로그램 개발 등 주어진 기회를 살린다면, 제주농업은 경영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