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자진흥지구’ 지역경제의 질적 성장으로
‘제주투자진흥지구’ 지역경제의 질적 성장으로
  • 이중화
  • 승인 2016.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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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후 성장·산업불균형 ‘두얼굴’
신 투자업종 선정 등 개선책 필요

제주투자진흥지구 지원제도는 관광산업과 청정산업·교육산업·의료산업 등 제주의 핵심 산업을 육성하여 제주국제자유도시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자 도입됐다. 2002년 4월 제도 도입 이후 제주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2014년 제주지역 외국인투자 규모는 5억 5400만 달러로 2005년 509만 달러 대비 무려 108배 이상 증가했다. 투자증가와 함께 제주지역 연평균 성장률은 2005~2014년 기간 5.96%로, 전국 3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긍정적인 효과 이면에 제주지역에 대한 투자가 부동산업과 관광업 부분에만 집중되면서 심각한 산업불균형 문제가 초래됐다. 2005년 제주지역 1차·2차·3차 산업의 비중은 각각 17.03%, 14.70%, 58.98%에서 2013년 13.7%, 4.6%, 65.66%로 2차 산업의 비중이 대폭 감소하고 3차 산업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또한 해당 투자기업의 지원제도 악용, 고용협약 불이행 등의 문제 역시 빈번하게 발생했다.

결국 제주투자진흥지구 지원제도는 ‘득과 실’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지역 경제의 양적성장을 가져왔을지는 몰라도 경제의 질적 성장과 도민 삶의 질적 수준 제고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보기 어렵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이러한 문제를 인지, 관광호텔업 등에 대한 과도한 투자를 방지하고자 투자기준 금액을 2000만 달러 이상으로 상향조정한 바 있으며, 유망산업을 발굴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필자 역시 제주특별자치도 관련 부서의 노력에 조금이나마 조력하고자 새로운 유망산업과 지원환경에 대해 부언을 하고자 한다.

최근 세계 각국의 연구기관들은 ‘화장품·마리나·인터넷 전문은행’ 산업발전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이러한 산업의 발전을 위해 관련 정책들을 발표하고 있다. 또한 제주지역에서 관광업이 주요 경제발전의 동력임을 고려할 때, ‘화장품·마리나·인터넷 전문은행’ 산업은 신(新) 투자지원 업종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전국 16개 시·도를 대상으로 진행한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화장품 산업에 대한 소비가 1000만원 발생 시 제주지역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735만원으로 전국 1위의 수준을 보였다. 또한 마리나 산업은 전국 1위의 생산 유발 효과(1628만원), 전국 2위(445만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를 보였으며, 인터넷 전문은행은 전국 3위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829만원)를 보였다.

이는 해당 산업의 투자를 지원할 경우 제주지역에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더 이상 양적 성장이 아닌 제주도민이 공감할 수 있는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원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즉, 새로운 유망산업 및 기타 분야에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 500만 달러의 투자기준 금액을 산업별 특성을 고려해 달리 적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용의 양뿐만이 아닌 질 역시 고려된 연계형 지원방안과 투자기업의 협약이행 수준에 따른 연도별·항목별 평가기준을 구축, 투자기업별 차등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투자기업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속성을 유도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해당 산업별 수익구조와 기회요인에 대한 면밀한 고찰이 필요하다. 일례로 마리나 산업의 주요 수익원이 요트·보트의 사용료로 알고 있었지만 실상은 계류비였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소비자의 지출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지출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가 필수다.

제도는 필요에 따라 정비된다. 그리고 제도의 효과는 그 필요의 방향성이 얼마나 잘 설정됐느냐에 따라서 극대화할 수도 있다. 제주투자진흥지구 제도의 방향이 새롭게 잘 설정돼 제주지역 경제의 질적 성장에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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