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시·군세 ‘파이 논리’도 사실무근
알고 보니 시·군세 ‘파이 논리’도 사실무근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6.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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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교육비특별회계 ‘전출비율’ 상향 논의 (下)
특별도 출범 후 개발·이주 열풍… 일선학교 증축사업비 부담 가중
교육비 전출비율 조정 놓고 열쇠 쥔 道, 총대 멘 도의회…승자는?

그렇다면 특별도 출범 후 지난 10년간 제주지역에는 어떤 교육 재정수요가 발생했을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특별법에 근거한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작은 시골학교들이 비대해지면서 증축 공사예산이 매년 제주도교육청 세출 예산 안에 굵직굵직하게 자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가 들어선 서귀포시 대정읍의 보성초등학교가 대표적이다. 보성초는 통학구역 내에 제주영어교육도시의 공동주택 개발사업으로 인구가 유입되면서 2014년 80여명이던 전교생이 2016년 154명으로 늘었다. 개교 후 처음 2부제 급식이 이뤄지고 있다. 도교육청은 36억5000만원을 편성해 증축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보성초 학생 수는 앞으로 영어교육도시가 완성되는 2021년까지 250명에 이를 것으로 도교육청은 전망하고 있다.

도심 속 시골학교와 같던 영평초등학교도 한마음병원에서 첨단과학단지까지로 이어지는 이도, 아라, 월평 주변부 개발로 교실 증축을 앞두고 있다. 공사비는 14억5000만원이다. 첨단과학단지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입주가 시작되면 학생 수는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도 출범 후 제주지역에 불어 닥친 각종 개발과 이주 열풍으로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는 곳이라면 도심과 시골의 구분 없이 학생이 유입되고 어김없이 교실 부족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963년 3학급으로 출발한 아라초가 46학급(1260명)으로 팽창하면서 3교대로 나누어 점심식사를 하고 지난해에는 2부제 운동회를 실시했다. 2012년 개교한 이도초는 전교생 1000명을 돌파하며 4년 만에 24학급에서 40학급이 됐다. 동복분교는 현재는 13명이지만 내년에는 본교 수준에 가까운 59명으로 급증하고 2020년에는 88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계되면서 본교 승격을 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도교육청은 동복분교에 42억7000만원을 편성했다.

학생 수 증가는 통계에도 드러난다. 최근 3년간 제주로 전입한 학생은 5406명, 이 중 전입에서 전출을 뺀 순유입 학생은 2013년 546명, 2014년 607명, 2015년 1183명으로 3년간 2336명에 이른다. 제주는 학령기 인구가 감소하는 전국 추세와 달리 초등학생 수가 향후 5년간 4283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교육청에 떠밀고 있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이 2016년 458억 원에 이르는 등 특별도 출범 이후 교육재정 수요는 외적 요인들에 의해 계속 발생하고 있다. 교육청의 재정난을 나타내는 지방채 발행액도 2014년 0원에서 2015년 357억원, 2016년 207억 원으로 누적 액이 매년 커지고 있다.

때문에 교육청을 비롯한 도민 사회에서는 특별도 출범 이후 10년째 일반 시도와 같은 비율(3.6%)로 묶여있는 제주도 교육비특별회계 전출 비율을 경기도나 광역시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고충홍)가 최근 임시회에서 “의원 발의를 통해서라도 전출금 비율을 높이겠다”고 도에 으름장을 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사이 제주도 지방세 수입이 2006년 3500억 원에서 2016년 1조 1200억 원(1차 추경예산안 기준)으로 3배 이상 늘어난 점도, 특별도 출범 초기 도가 의회에 약속했던 ‘자주재원이 늘면 상향 조정하자’는 답변의 적기로 분석된다.

그동안 도의 반박 근거는 제주는 같은 3.6%를 받는 타 시도와 달리, 기초자치단체가 없어 시·군세가 도세에 포함된 총액의 3.6%를 받는다는 ‘파이의 크기 논리’였다. 

그러나 취재결과 특별자치도가 출범하기 전부터 제주지역의 4개 지역 시장과 군수는 매년 당시 시·군세 총액의 평균 3%를 교육청에 지급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도의회 행자위 박원철 의원은 도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의원들은 조례 개정에 대한 준비를 이미 마쳤다. 도청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말씀 드리는 것”이라며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교육비특별회계 전출비율을 높일 수 없다는 도와, 총대 멜 준비는 이미 끝났다는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중 승자는 누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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