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추석경기 품목별 ‘온도차’ 뚜렷
전통시장 추석경기 품목별 ‘온도차’ 뚜렷
  • 고상현 기자
  • 승인 2016.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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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채솟값 폭등 ‘대목’ 실종…상인·시민 ‘울상’
생선 가격 등은 예년 수준 상인들 ‘추석 특수’ 누려
▲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12일 오전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 과일과 제사 음식 등을 준비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너무 비싸네.”

12일 오전 10시께 제주시민속오일장 내 한 채소 가게에서 김정희(58‧여)씨가 상인에게 시금치 가격을 물어보고는 깜짝 놀라 이렇게 말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김씨는 “추석 전에 미리 제수를 준비하려고 저렴한 시장에 왔는데, 채소 대부분이 너무 비싸서 깜짝 놀랐다”며 “올해는 좀 부담이 크다”고 힘없이 말했다. 채소 가게 상인 부모(53)씨도 “가뭄 등으로 채솟값이 올라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매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민족 대명절 추석을 바로 앞두고 열린 오일장에는 상인들 사이에서 온도차가 분명했다. 많은 사람이 찾는 ‘대목’ 날에 가뭄으로 공급이 줄어 채소 등과 같은 품목의 가격이 크게 뛰어 잘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상인 정모(54‧여)씨는 “채소 가격이 작년 추석과 비교해 전체적으로 평균 100%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채소 가격이 전체적으로 오르면서 이날 오일장 채소 가게 구역에는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았다.

반면에 생선 등의 가격은 예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추석 특수’를 누리고 있었다. 가게마다 5~6명의 사람이 생선 가격을 두고 흥정을 했다. 상인 김모(56)씨는 “채소나 과일과 다르게 생선 가격은 작년과 똑같다”며 “아침부터 많은 사람이 찾아 오늘 기분이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제수를 장만하러 온 나주연(53‧여)씨는 “채소 가격이 뛰어 씀씀이가 커질까 걱정했는데 생선 가격은 작년과 별 차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대체로 이날 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날 음식 장만은 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격 폭등으로 전반적으로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물건을 들고 시장을 나오던 김모(43‧여)씨와 정모(44‧여)씨는 “시금치를 사러 왔다가 너무 비싸서 다른 채소를 샀다. 그래도 작년보다 돈을 많이 썼다”며 “우리처럼 서민들은 가격이 이렇게 뛰면 정말 힘들다”고 한목소리로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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