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봉길 의사는 농민독본(農民讀本)에서 “농민은 인류의 생명창고(生命倉庫)를 그 손에 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돌연히 상공업 나라로 변하여 하루아침에 농업이 그 자취를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이 변치 못할 생명창고의 열쇠는 의연히 지구상 어느 나라의 농민이 잡고 있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농업을 이토록 훌륭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도 농민의 아들이었고, 청년시절 농촌계몽운동에 힘쓴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비슷한 표현으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 있다. 이 역시 농업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농업의 근본을 이어나아가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이 1956년 10월 1일 창설돼 올해 60돌을 맞았다. 농촌 계몽과 국민 먹거리 해결, 새로운 농업기술 연구개발과 보급을 위해 60년을 달려왔다.
1960년대 이전의 제주 농업은 오로지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한 식량자급화에 온 힘을 기울였다면 1970년과 80년대는 도외 농업과 차별성 있는 특용작물과 소득 작물 개술개발 위주의 농업기술 연구개발 보급 사업을 추진했다. 1990년에 불어 닥친 우루과이라운드(UR)이후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세계 무역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시장 개방 압력과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연구사업도 추진했다.
최근에는 귀농 귀촌 열풍과 급변하는 도시에서 쉼(休)을 찾는 도시민에게 농촌의 여유와 충전의 기회와 어머니의 품속같은 고향의 정을 느낄 수 있도록 테마 마을 조성과 수다뜰과 같은 6차 산업 활성화 등 시대적인 변화와 소비자 요구에 맞춘 농촌지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9일 농어업인회관과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일대에서 농업기술원과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감귤연구소, 난지축산연구소 등 도내 4개 농업관련 기관이 공동으로 제주농업 60돌 맞이 기념행사를 갖는다.
기념 세미나는 물론 사진 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이번 행사에 많은 도민의 관심으로 미래 제주농업 100년을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출발선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