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사이버·도박 중독 이대론 안된다”
“학생들 사이버·도박 중독 이대론 안된다”
  • 오대익
  • 승인 2016.0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도박·흡연·스마트폰 중독 등 제주지역 학생들의 각종 중독 수준이 전국 평균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전국 중ㆍ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도박 위험군은 10.8%로 전국 평균 5.1% 보다 갑절 이상 높았고, 흡연율과 스마트폰 과다사용도 전국 평균 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제주도교육청이 올해 3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2.56%인 870명이 불법도박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이 가운데 도박으로 100만원 이상을 잃은 학생도 10%나 됐다. 도박은 하지 않았지만 친구에게 돈을 빌려준 간접경험 학생도 1.28%에 달했고, 친구에게 빌린 돈을 갚기 위해 금품 갈취 등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우정애 제주스마트쉼센터장은 제주대 학술대회에서 도내 도박 문제군 청소년 비율이 3.7%로 전국 평균 1.1%보다 3배 이상이라고 보고했다. 나아가 학생들이 도박을 게임 등 건전한 것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심히 우려를 금할 수 없는 상황이다.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도교육청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 더 이상 학생 중독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 지난달 29일 ‘제주학생 중독예방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우리 아이들의 중독 예방과 상담·치료를 위한 전담기구를 구성하였다고 하니 그 나마 다행이다.

도내 모든 학교에서는 하루속히 교사가 중독 위험이 우려되는 학생에게 ‘학생 중독예방 전담기구’의 지원을 의뢰할 수 있도록 하고 전문치료가 필요한 경우 치료비를 지원해야 한다. 중독 학생을 사회봉사 등으로 처벌하는 대신 중독 치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상담 및 치료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학칙을 개정하는 등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여러 연구결과에 의하면 부모의 정서적 지원은 스마트폰 중독을 방지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부모와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거나 진솔한 대화,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 등 정서적 교감이 이루어지는 경우 자녀들은 스마트폰 중독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스마트폰 중독의 또다른 문제는 가정경제가 어려울수록 중독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가정경제가 어려워 맞벌이를 해야 하고, 따라서 자녀들의 스마트폰 중독예방에 효과적인 대화시간이 필연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안타까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방과후 학교’와 현장체험학습지 지원 등을 통한 다양한 활동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스마트폰 중독 예방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하니 ‘어른들의’ 배려가 필요한 대목이다.

그래서 청소년의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거시적인 정책과 관계기관의 유기적인 협조체제 마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관심과 사랑이 더 근본적인 치유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독은 중독으로 풀 수 있다고 했다.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고 발전할 있는 다양한 기회와 건전한 ‘할 거리’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미래를 위해서 청소년들의 즐길 수 있는 건전한 동아리 놀이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시급하다. 공부하라는 압박보다는 무엇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응원해 주어야 한다.

더불어 늦은 시간까지 잠들지 못하고 있다면 무엇을 하고 있는 지 살펴보고 주변 친구들 관계와 통장내역도 확인해 봐야 한다. 굳이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하면 왜 해야 하는지 아르바이트에서 얻은 소득이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도 살피고 내역도 세심하게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활동하며 대화하는 기회를 자주 마련하여 아이들이 사랑과 존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작은 사랑과 관심이 우리 아이들을 중독으로부터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이며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