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방의 감초’. 감초는 콩과에 속하는 여러 해살이 풀로 줄기는 1m정도 자라며, 중국북동부와 시베리아, 몽골 등지에 분포한다. 감초는 주로 뿌리를 한약제 등으로 이용하는데 길고 굵을수록 상품성이 높다. 한약재 단골재료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식용과 화장품원료 등으로 용도가 다양화 되면서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총 소비량은 연간 9000~1만t에 이른다.
감초는 트리터페노이드 사포닌인과 글리시리진, 리퀴리티게닌 등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한의학에는 해독작용, 땀띠나 여드름 치료, 염증을 진정시키는 효능이 있어 천연항생제로 불리기도 한다. 동의보감에도 감초는 “모든 약의 독을 풀어줌으로써 오장육부의 열을 치료하고 맥을 잘 통하게 하여 근골을 단단하게 한다.” 라고 돼 있다.
감초는 국내산만으로는 턱없이 모자라 대부분 러시아, 중국 등지에서 수입하고 있다. 감초는 용도가 다양하지만 대부분 일반 노지 재배로 수확시 잔뿌리가 많고 수량이 낮아 품질과 생산성이 떨어져 소득이 낮은 것이 문제였다. 이에 동부농업기술센터에서는 지난 5월부터 최고 품질의 감초생산을 위해 실증연구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일반 토양재배시 뿌리가 자라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길게 자라지 못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깊이가 60cm, 지름이 10cm인 전용 재배용기에 감초 종자를 뿌리면 뿌리가 곧게 자라 상품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농가와 함께 실증하고 있다. 지난 8월 평가에서는 재배농가 뿐만 아니라 평가회에 참석한 관계자들도 깜작 놀랄 정도로 고품질 감초생산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현재 사용하는 재배용기는 한번 구입하면 반영구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뿌리가 비교적 깊게 뻗는 백수오, 도라지, 더덕 등의 뿌리약초나 산채류 재배시 가능하여 이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초를 소득작물로 정착시키기 위해 여러 차례 도전했지만 그리 만족할 만한 성과는 얻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새소득작물 발굴에 목말라 있는 현재의 농업여건을 감안한다면 이번 연구는 반드시 성공시켜 새로운 제주형 약초생산기술 모델로 정립해 나갈 것임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