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현대극장 매입작업 아직도 ‘제자리’
옛 현대극장 매입작업 아직도 ‘제자리’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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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방침 불구 감정가 크게 웃도는 가격에 엄두 못내
원 지사 ‘높은 가치’ 보존의지 확고따라 향후 추이 주목

“돈을 주고 새로 짓는 것과 현대극장은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지난 4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399회 임시회 도정질의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옛 현대극장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반드시 매입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던 내용이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제주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논의되던 옛 현대극장 매입은 여전히 제자리다. 제주시 문화예술과 2016년 주요업무 추진상황에 따르면 옛 현대극장 부지 및 건물은 토지가격 상승에 따라 매입이 곤란한 상황으로 사업 추진 상 어려운 점으로 올라와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감정가가 정해져 있는데 지난해에서 올해 사이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고, 소유주들이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답보상태에 놓였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옛 현대극장 매입에 대한 도의회의 언급은 지난 4월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제주시 행정감사에서도 옛 현대극장 매입과 관련해 예산만 반영하고 법적문제, 안전진단에 따른 건물 활용, 문화유산 등록 문제 등의 질타가 이어지면서 행정의 의지 부족 문제도 지적된 바 있다.

이렇게 옛 현대극장 매입이 늦어지면서 향사당과 함께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자연스레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43년 가설극장으로 만들어진 옛 현대극장은 제주 최초의 극장이었고, 해방 이후 50년대까지는 정치적 집회 장소 등으로 활용되는 등 제주의 대표적 문화시설 중 하나이자 정치적 이념 공간이었다.

원희룡 지사가 “경제가 아무리 성장하더라도 역사와 기억을 만들 수는 없다”고 밝혔던 것은 옛 현대극장의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제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의미가 있는 건물이라 매입을 하는 것이지만, 문화유산 등록은 아직 계획된 바 없다고 전하면서, 추후 매입이 된다하더라도 활용 방안은 또다시 문제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계획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소유주들을 만나고 있다”며 “두 필지 모두 매입이 안 되면 한 필지만이라도 매입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옛 현대극장 매입은 ‘문화예술 거점 조성사업’ 중 하나로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동안 제주시 삼도2동 옛 제주대병원 주변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주시가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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